제 목 : 펌 - 10.29 희생자 박가영씨 어머니 글

10.29 희생자 박가영 어머니's (긴 글) - 보배드림 베스트글 - https://m.bobaedream.co.kr/board/bbs_view/best/591252/2/



칠천삼백 일 이것은 우리 아이와 함께 산 날들입니다.
만 스무 살 생일에 흙으로 돌아갔습니다.
만 일도 안 되는 짧은 생애를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습니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세 번의 방학동안 두세 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 열두 시간씩 일을 하며 1000여만 원을 모았습니다.

왜일까요?
패션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자금으로 모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묘 자리를 사는데 쓰이게 됩니다.



아이가 사고가 났다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순천향 병원으로 갔는데 아이의 신원이 확인이 되지 않아서 보여줄 수 없다며 밤새 병원 앞에 세워뒀습니다.

그 앞에서 이유도 모른 채 수십 구의 희생자들이 이동되는 것을 보고만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친구가 구급차를 함께 탔었고 구급대원이 전화를 바꿔 아빠와 직접 통화를 했는데도 무연고자 취급을 받으며 12시간을 넘게 이곳저곳을 끌려 다녔습니다.
저는 밤새 길바닥에서 기자들이 하는 말들을 귀동냥으로 듣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곳에 말단 공무원 하나 나오지 않았고,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주는 사람하나 없었습니다.
동이 트니 정신이 들어 서울시내 병원마다 전화를 걸어보고 이동하면서 미친 듯이 아이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우리가 찾아냈습니다.



그 자리에 가만있으면 연락을 주겠다던 용산 경찰서장은 끝까지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입니까?
저는 아이의 마지막을 모릅니다.
여태껏 어떤 기관도 알려주지 않습니다. 아는 기관도 없습니다.
이 정부는 대체 할 줄 아는 것도 아는 것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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