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늦은 나이에 연애중..

모쏠 생활 정말 길었고 (40년 이상)
40대 초에 정말 최악의 연애로 고통받았고..
40대 중반에 또 한번 연애를 하게 됐는데

지금 남친은 자상하고 정말 좋은 분이긴 하지만
이전 남친이 너무 안좋은 사람이었어서 그 비교대상으로 좋아보이는 건지, 제가 정말 사랑하는 건지, 심심해서 만나는건지
제 마음을 알 수가 없네요.

전 남친은 폭언에 쓰레기 성격에 밀당에 가스라이팅에 미친 인간이었는데 끌려다녔고
지금 남친은 모든 면이 전남친보다 낫고 잘해주는데
그냥 편안한 마음만 들어요.

애초에 저는 누군가랑 같이 지내는 것 자체가 불편한 인간인것 같아요.
요즘 게시글들을 보니 나이들어서 결혼하는 게 좋지 않다는 내용의 글이 많던데..
지금까지 편하고 즐겁게 살아왔는데
이제와서 결혼을 하면 생활이 너무 많이 바뀔까봐 불안하기도 해요.

어쨌든 저도 모쏠 시절 이 82쿡에 와서
자주 연애하는 법을 묻던 사람이었죠.

연애를 해보니
연애를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고
한 인간을 내가 이해하고 평생 옆에 두는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가.. 이게 제일 중요한 것 같고

내가 누구인지
내가 뭘 원하는지
뭘 해야 행복한지를 알아야 할 것 같아요.

이런 게 흐린 상태에서 연애를 시작하게 됐더니
주관없이 흔들리고 남자의 사상에 동화되어
내가 원하는게 뭔지 모르는 상황까지 가더라구요.

첫 연애에서 겨우 탈출한 후...
한 달도 안되어 우연히 또 대시해오는 분과 연애를 바로 시작하게 됐어요.
좀더 나 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졌어야했는데..
피곤한 상태에서 두번째 연애를 하다보니
새로운 설레임이 아니라
도피처 같은 느낌이 되었어요.
뭐든 해도 두번째 하는 느낌...

남들은 자녀가 대입 준비를 할 시간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으니 어이없긴 한데..
사랑에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연애를 이어가야 할지도 고민이네요.
그렇다고 이유도 없이 이별을 할 수도 없고..
동갑이다보니 남자쪽에선 결혼을 서두르는데
자신이 없어 그 말을 피하고 있어요.

물론 연애를 하면 즐거운 일이 엄청 많지만
혼자일 때가 편할 때도 많아요.

아 연애를 시작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않았어요.
이걸 미리 알았다면 20대에 해봤을껄...

정말 의외였던게....
다이어트를 하고 옷을 좀 잘 갖춰입고
예전 지인을 만나거나
외부 활동을 좀 하고
누군가 연락와서 만나자 하면 빼지말고 만나보고
지인의 경조사나 모임 등
그런 외부 일정을 좀 잡고 나가면
한 두달 안에 대시하는 분이 나타나는데
굳이 막 철벽치지 않고 몇 번 만나다보면
약간 정도 들고 해서 사귀게 되더라구요.

그 전에는 저 정도의 노력도 하지 않고
누가 만나자 해도 귀찮아 거절하고
밖에도 잘 안나가고
집에서 일만 하고
맨날 야식 먹고 과체중으로 살고 그랬거든요.

20대 30대때도 대시받은 적이 없으니
확실히 나이랑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40대에 대여섯명 고백하는 사람이 생겼으니..
남들은 나이들수록 인기가 떨어진다 하던데
모쏠은 좀 다른듯 함.
떨어질 인기도 애초에 없고..

그리고 평소에 좀 관심없던 타입의 남자라도
호감을 보이며 다가오면
마음을 열고 그 만남도 가져보고
그럼 또 의외의 사건이 계속 이어지더군요.

그래서 연애의 시작 자체는 어렵지가 않은데
문제는 그 이후에요.
인간을 알아가는게 어려워요.

그건 연애 고수님들 비법을 더 들어봐야 할 것 같네요.

어떤 분이 제 예전 댓글에 쓰셨던 질문을 이제야 발견해서
이렇게 따로 글로 빼서 썼는데
별 도움이 안되는 글이라 죄송하네요.

그래도 연애를 해보면 순간 순간 즐거운 일들도 많답니다.
다시 20대로 돌아가면 연애를 그때 해보고 싶어요.
여러분들도 그냥 경험한다치고 해보세요.
악몽같은 일이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빠져나올 수 있어요.
두 번 해본 사람으로서는
연애 한번 하는건 추천합니다.
결혼은 저도 안해봐서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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