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남자 두명이 와서는 정수기 교체하라고. 전단지 주면서 설명을 막 하는데 이상하게 짠했어요. 마스크 써서 눈만 보이는데 눈이 막 초롱초롱하고 설명도 엄청 자세히 해주고.
기존에 쓰던 정수기를 보면서 자기네꺼랑 뭐가 다르고 어쩌구 하면서...
제가 팜플렛 놓고 가시면 생각하고 연락드리겠다고 했거든요. 근데 제 번호를 묻더군요. 카톡으로 더 자세한 설명을 적어보내겠다고.
원래는 번호 안 가르쳐주는데 그냥 가르쳐줬어요. 두명이 왔는데 한명은 선배같고 나머지 한명한테 일을 가르쳐주는 사수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마도 이렇게 저렇게 해라 라고 방법을 알려줬겠죠. 핸드폰 번호를 받아서 계속 설명해라 이런식이 아니었을까 싶은데. 암튼 그날부터 계속 연락이 왔어요. 원장님이 결정하셨냐고 물어보는데 갑자기 너무 짠한거예요. 정수기 한달 렌트비 얼마 안하거든요. 그거 계약하겠다고 이렇게 노력하는게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오늘 바꾸겠다고 연락했어요. 그랬더니 설치일 언제가 편하시냐 편한시간에 맞추겠다고.
젊을땐 길에서 뭐 파는 노인들이 그리 짠하더니 요새는 젊은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거 보면 너무 짠하네요. 제가 늙은거겠죠.
오늘은 핸드폰 대리점에서 연락이 와서 약정 끝났는데 새로 약정 하셔야 요금 절약된다고 젊은 아가씨가 전화를 주네요. 동네에 있는 대리점인데 가끔 가보면 나이든 손님들 액정보호필름도 붙여주고 핸드폰 사용법도 알려주고 참 친절한 아가씨거든요.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젊은 친구들 인생이 부디 잘 풀렸음 좋겠어요. 비도 오고 그래서 센티해졌는지 오늘은 왤케 가슴이 진한지 몰겠네요. 막내가 지금 학원끝나서 집에 왔는데 너무 배고팠다며 밥을 허겁지겁 먹는 모습도 짠합니다.
제가 갱년기라 그럴까요.... 아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