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캣맘이 왜 혐오와 증오의 대상일까요

물론 남의 주차장 심지어 자기 차도 아닌 남의 차 밑에
밥 주고 치우지도 않는 몰상식한 캣맘들은
오히려 고양이에 대한 인식만 나쁘게 만들어
학대의 대상이 되게 한다는 점에서 길냥이 학대범과
다를거 하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동네에 아직 집을 짓지 않은 공터가 하나 있는데
편의점 앞이라 사람이 많은 곳이예요.
여기에 밥자리 만든 캣맘이 있는데 일회용 밥그릇이며
터진 비닐봉지 등 밥 먹이고 난 뒤 청소를 한번도 안 해서
제가 몇 번 치우다 그 캣맘과 마주쳤어요.
이렇게 지저분하게 관리하면 사람들이 길냥이들에게
해꼬지 할 명분만 주고 학대해도 된다고 생각하니
꼭 좀 청소 신경 써달라고 부탁드렸어요.
그랬더니 밥 못 주게 할 법적 권리는 아무도 없고
자기가 밥 주는건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닌데 무슨 상관이냐며
악을 쓰며 싸우자고 덤비더라구요.
그 순간 깨달았어요.
외부와 소통조차 안 하려는 캣맘들이 진짜 있구나.

그런데 저도 캣맘이예요.
제가 1층 사는데 저희 집 테라스가 동네 길냥이들 다니는
통로더라구요.
처음부터 인연 맺고 싶지 않아 반년을 외면했는데
폭우가 쏟아지는 날 꼬물꼬물한 새끼 3마리를 데리고
어닝 밑에서 비 피하고 있는 캣초딩 어미.
눈 펑펑 오는 날 주방문 앞 대리석에 반나절을 쭈그리고 앉아
덜덜덜 떨고 있는 아이 등등.

도저히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서 제 집 테라스에
밥 자리 만들어 줬고 3년 간 이러저러한 이유로
밥자리 밀려나거나 하는 아이들 때문에
집에서 조금 떨어진 산기슭에도 밥자리 마련했어요
전 일회용 그릇은 안 쓰고 큰 자기 그릇에 밥과 물 주고
하루에 두번씩 들여다 보고 있어요.
깨끗하고 관리가 잘 되니 아직 밥자리에 시비 걸거나
해꼬지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솔직히 막무가내로 남에게 피해 되거나 말거나
밥 주는 캣맘보다 남의 눈에 뛸까, 피해가 갈까
전전긍긍하며 눈치보며 최선을 다해 관리하는
캣맘이 훨씬 많을거라 생각합니다.
캣맘 하다보니 알게 된 밥자리들 모두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잘 감춰져 있었고 밥그릇 하나 물그릇 하나 단촐하고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어요.

하지만 일부 캣맘의 몰상식 때문이라고 하기엔
사회의 시선이 너무 폭력적이고 증오의 대상이예요.
남초에선 캣맘들 산채로 분쇄해서 고양이 밥으로 줘야 한다.
캣맘은 살해해도 처벌하면 안된다.
캣년들 한명만 걸려봐라. 몽둥이로 조져놓겠다.
오늘 보고 온 댓글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주장하는게 위선 떨지 말고 데려다 키워라,
그리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행위다 이 두가지인데요.
저도 포함되지만 캣맘들은 이미 구조해서 키우는 집사들이
대부분이예요.
고양이 합사가 절대 쉽지 않은 문제이기도 하고
더 이상 입양할 수 없을만큼 포화 상태인 경우가 많아
집으로 들이진 못하더라도 굶지 않게 밥이라도 먹이자는거예요
고아원이나 불우이웃 돕는 사람들에게는
위선 떨지 말고 집에 데려다 가족으로 살라고 안 하쟎아요.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얘기는 신대륙 발견 당시나
인간이 안 사는 자연에서는 가능한 얘기라는거 압니다.
실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도 읽어봤습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 돌보는 길냥이들은
인간으로 인해 혼자 사냥해서 먹고 살 수 있는 터전을
잃어버린 애들이예요.
길냥이들이 생태계를 파괴할만한 조류나 짐승들이
남아있지 않은 환경에서 뭘 어쩌란 말인지 답답합니다.

생명의 무게에 대해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주인 없는 고양이라고 해서 혹은 그들에게 밥을 준다고
해서 무차별적인 폭력과 혐오의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