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말없는 가족 끝판왕

얼마전 사촌오빠랑 새언니가 제가 사는 지방으로 놀러오셨어요. 저보다 연배가 있고 두분다 최근에 퇴직하고 모처럼 여행을 오신거예요. 마침 저희 집이, 타지에서 직장 다니는 아들과 딸 (제 조카들) 위치상 딱 중간이라 겸사겸사 가족모임도 할겸 오신 것 같아요. 그 4인 가족이 제 앞에서 모였는데, 왠지 아무도 아무말도 안 하는 거예요. 뭐지? 싸웠나? 그런 것 같진 않은데 너무 이상해서 저혼자 계속 주저리주저리 말을 시키는 분위기가 되었어요. 조카한테, 넌 엄마 아빠 좀 오랜만에 뵙는 거 아니니? 했더니 1년만이라는 거예요. 어머 그럼 할 얘기들이 많겠네요, 내가 있어서 말을 못하나 싶어서 제가 좀 나갔다 올까요? 그랬더니 아니 그냥 있으라고. 니 얘기 듣는 게 더 재밌다고요. 원래 이렇게 서로 대화가 없나요, 물었더니 다들 끄덕끄덕.   

그렇게 멀뚱멀뚱 한 시간쯤 모였다가 사진 한장 같이 찍고 언니가 애들한테 반찬 몇가지 나눠주고 애들은 차시간 다 되었다고 다시 헤어지더라고요. 이런 가족도 있나봐요? 화목한 가족인데 말을 전혀 안 하다니. 각인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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