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보면 정말 허접한 옷도 버리지를 않아요
몇 년에 한 번을 입을까 말까 해도 안버려요
20대에 산 무거운 롱롱코트(한참 주윤발 유행할 때 겠네요-,-) 아직도 있어요.
버리려고 하면 자기가 좋아하는 건데, 무슨 추억, 언제 입을꺼다. 등등.
그래서 옷장이 미어터지니
옷 하나 빼고 걸기도 힘겹죠.
삶의 질도 떨어지고 패션의 질도 떨어지고
새 것도 사기가 힘든 악순환.
함께 쓰는 옷장 여는 것도 스트레스.
두 개가 컨셉이 겹치면 하나는 아쉬워도 버려라.
그래야 둘 다 산다. 해도 못하더라고요.
책도 잘 못버리고, 물건도 그렇고,
컴퓨터 바탕화면도 꽈악 차있어요.
보기만 해도 갑갑.
뭐든 도라에몽 주머니처럼 다 있어야 마음이 놓이나봐요.
완벽주의라 그렇죠.
가만 보면 모든 영역에서도 그런 경향.
생각도 잘 못버려요.
영화도 과거에 재미있다고 생각한 영화(쇼생크 탈출류)를 몇 십번 봐요
식당 가도 실망할 것 때문에 이미 먹어본 것을 시키고
새것 시켰다가 맛없으면 화내요-.-
과거 집착이 엄청 강해서
과거에 교사나 부모가 잘못한 일도 절대 흘려보내지 못하고
자기가 실수해도 엄청 힘들어해요
잘못된 것, 아쉬운 것은 세세한것 까지 다 기억해요
그러니 하루하루가 무겁고,
시간이 갈수록 더 무거워지고
별 것 아닌 일에 휘청 합니다. 갈수록.
갱년기 들어서니 더하는 듯.
삶은 누구에게나 그렇듯 기대대로 안되는 일이 얼마나 많나요
특히나 늘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온 남편은
이정도면 꽤나 살만할 줄 알았나봐요.
세상이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닌데
매우 억울해 하고, 분노하고...
현실에서 상실감이 매우매우 크네요.
그러니 앞으로 나아갈 에너지가 없어 보여요.
현재 순간을 잘 못즐기는 것 같고요.
그렇다고요.
오늘 아침 빼곡하게 들어찬 옷장 보며 한숨이....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