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저 지금 횟집에서 혼술중인데

산부인과 진료 보느라 어쩌다보니 3시까지 점심을 못 먹었어요.

진료보고 나와 배도 고프고 울적하기도해서

마침 차도 안 갖고 왔겠다 병원 근처 횟집에 들어와서

회덮밥 하나와 광어회 소자, 소주 한 병 시켜 먹고 있어요.

회덮밥은 다 먹었고 회는 몇 점 먹다가 싸갈거예요.



저보다 먼저 와 있는 테이블이 알고보니 전쟁중이네요.

제가 그리 눈치없는 사람이 아닌데 이 큰 식당

테이블 텅텅 비었는데 왜 하필 여기 앉았을꼬 ㅜㅜ



30대 남녀인데 둘 다 완전 미남미녀 ㄷㄷ

근데 여자분이 남자분을 때려잡고 있어요

여자분 목소리는 다다다다 귀에 쏙쏙 잘 박히는데

남자분이 우물우물 얘기해서 어찌된 상황인지는 잘 몰겠어요



그래서 니가 예약한 영화가 뭔데?

니가 보자고 그런거야 걔가 보자고 한거야

너 이러려고 나랑 안 헤어지고 버틴거야?

그래서 한달에 두번 걔랑 잤쟈나 (으윙???)

그럼 난 너한테 도대체 뭔데

왜 우는거야 도대체? (어머 남자분 우나봐 ㄷㄷ)



대체 뭔소린지 저도 제 코가 석자라 모르겠고

자세히 알고 싶지도 않지만

쟤들은 제가 투명인간인줄 아나봐요.

50 넘어 첨으로 오후 3시에 횟집에 혼술하러 왔는데

다다다다 몰아부치는 여자분 말소리에

이 불쌍한 아짐은 소주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좌불안석입니다 ㅜㅜ

이것들아 나도 이 나이에 이꼴 저꼴 다 보고 살다

지금 산부인과에서 성병이고 자궁경부암이고 싹 다 검사하고

나와서 혼술하는거 안 보이냐!! 버럭하는 상상만 ㅜㅜ



앜!!!!! 남자분 울면서 뛰쳐나갔어요!!!!!!!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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