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펴지지 않는 양손


http://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2971.html

지자체 공무원들은 행정 처리를 이유로 엄마 아빠를 수시로 채근했다. “상중에 무슨 구청, 시청 다 전화 와서 ‘장례비 지원해줄 테니 영수증 챙기라’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라’ 그랬다. 그런 전화가 발인하고도 또 왔기에 제가 ‘당신 같으면 지금 그러고 싶겠냐’고 하니까 ‘죄송하다, 행안부가 집행을 서두르라고 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국가’는 정작 지연의 죽음에 대해선 아무 정보도 알려주지 않았다. ‘해밀톤호텔 앞 노상. 10.29. 22시15분 이전 사망 추정’이라고 적힌 검안서가 전부였다. 지연을 맡은 장의사는 “아이 손이 잘 펴지지 않더라”고 했다. 양손을 꼭 쥐고 몸을 막는 자세로 너무 오래 있었던 탓이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엄마는 그래서 궁금하다. 지연이 차가운 도로에 몇 시간이나 누워 있었던 건지, 왜 다목적체육관으로 다시 용인세브란스병원으로 저 멀리 옮겨졌는지, 희생자를 제각기 흩뜨려놓으라고 지시한 이유가 뭐였는지.

엄마는 경찰서, 병원, 서울종합방재센터 등에 끈질기게 전화를 걸어 어렵사리 지연을 옮긴 구급차량의 번호판을 확인하고 지연을 옮겼다는 구급대원과 통화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날 밤 지연이 왜 여러 장소를 전전했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참사 이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초적인 정보도 모으지 못하는데 윗선까지 올라가는 수사를 언제, 어떻게 한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아요. 그저 숨기지 말고 진실을 알려달라는 겁니다.”

지연이 직접 받아야 했을 은행 정직원 사령장은 장례식장 위패 옆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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