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차에만 돈쓰고 그지꼴 남편

40대 중반 남편
외모에 신경 전혀 안쓰고 살아요.
미치겠어요.

새벽 출근이라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사람도 없이 차-> 직장 출근이라 
보는 사람 없다고 빡빡 우겨요. 

헐어빠진 작업복에 낡은 양말
새 작업복을 사줘도 절대 안입고
남편 새 옷들이 안방 옷장에 가득있는데 5년동안 안입은 옷도 있어요.
패딩도 아주 종류별로 여러개 제가 사놨는데
보풀 잔뜩 난 흉물스러운 후리스입고 추우면 그 속에 후리스조끼하나 더 입고
일부러 낡은 옷만 골라입는 듯.

양말, 팬티는 주기적으로 제가 싹 버리고 새로 사고 하는데
작업복은 입던 게 편하다고 절대 버리지 말라고 눈에 쌍심지를 켜고
바지는 낡아서 맨질맨질해요.  

신발은 맨날 365일 쓰레빠 찍찍 끌고 다녀서 너무 극혐.....
(심지어 겨울에 동상까지 걸렸답니다)

한번은 친정에 잠깐 들러 함께 식사하는데
겨울에 쓰레빠 차림으로 나온 모습을 보고 엄마가 보기 안좋았는지
자네, 내가 신발 하나 사줄테니 가세 했다니깐요.

머리는 말해야 자르고 아니면 놔두고 
뭐가 기냐고 바득바득 우기는데 
남자머리가 뒤통수가 있으면 그 밑에까지 머리가 내려오면 너무너무 지저분해보이잖아요. 
목덜미까지 머리가 내려왔는데 뭐가 기냐고 

한번은 너무 미용실에 안가서 제가 직접 집에서 강아지 미용기로 잘라준적도 있어요. 
이발해라 이발해라 잔소리하면  짜증내고 
미용실 갔다오면 돈까스에 쫄면해줄께 꼬셔가지고 겨우 겨우 두달에 한번 가고요 

허우대 멀쩡하고 잘생긴 편인데 그래요.
멀끔하게 입으면 못 알아볼 정도고요.

한번은 주말에 제가 집에서 자고 있는데 남편이 친구 결혼식 간다고 싹 꾸미고 잠시 저 자는 방에 뭐 가지러 들어왔는데
제가 잠결에 눈을 떴는데 왠 낯선 사람이 있어서 "누구세요?" 한 적도 있다니깐요.

같이 외식나가기도 챙피할 정도로 하고 다니는데
저한테 그게 무슨 상관이녜요.
외모를 어떻게 하고 다니던 자기 자유고 자기는 편한게 좋대요.

연애때는 안그랬습니다. 멋 잘부렸고 수트입고 다니고 옷도 저보다 많았어요. 그 옷 아직도 있네요. 못 버리게 해서 (입지도 않으면서)
지금 직장 (남자들만 다니는) 서서히 변한 것 같은데
다들 그러고 다닌다네요. 스트레스 주지 말래요. 

제가 멋을 부리고 다니라는게 아니라
깔끔하게, 인간답게, 용모단정하게 하고 다니란건데 정말이지 말을 안듣네요.

아이가 오죽했으면 아빠 콧속에 장미까시 
이렇게 말하는거 듣고서야 코속 털도 깎고요 (코털깍이 기계도 있어요 집에)
양말끝이 헤질 정도로 발톱을 안잘라요. 미쳐요. 

반대로 차에는 얼마나 돈을 쓰는지
지금도 타고 다니는 차에 수입에 비해서 아주 많이 과한 차입니다.
차는 너무 좋아하고 모르는 차가 없고 
미래 꿈도 나이들어서 자동차 튜닝하는 작업장 차리는 겁니다. 

저는 잘 알지 못하는 차에 온갖 작업들 
그리고 수시로 비싼 돈주고 세차맡기고
차는 아주 삐까뻔쩍해서 남들이 보면 출세한 줄 알아요.
내리는 사람은 그지꼴.... 

얼마전에 어떤 나이든 아저씨 (60대쯤?)가 아침부터 추운데 반팔 비슷한 낡은 옷 입고 추리닝 낡은거 입고
딱 저희 남편처럼 쓰레빠를 신었는데 머리는 까치집이고요.

편의점에서 막걸리를 사들고 나오더라고요.
그 모습이 참 쓸쓸해보인달까?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
걸어가서  뽑은지 얼마 안된 것 같은 반짝반짝한 까만 X6 (BMW)에 턱 타는데 저희 남편이 오버랩되더라고요.

저희 남편은 마스크도 한 열흘씩 쓰는 것 같아요.
얼마전에 차에 무슨 프로그램깔린거 바꾸는거 한다고 맡겨야 하는데
제가 남편을 그 가게에 태워다줬거든요.
와.. 거기 사장님이 말하면서 남편 외모를 흘끔흘끔 보는 것 같은 시선이 느껴졌는데
남편 마스크에 보풀 작렬..... 
머리는 염색도 안하고 자르지도 않아서 노숙자도 저보단 깔끔할 것 같은 그런 머리..

왜 그럴까요. 대체,.
보는 사람도 없는데 어떻냐고 저한테 묻는데
저는 눈 없나요. 

최근 쓰레빠 숨겨놓고 털크록* 사놨더니 딱딱해서 못 신겠다고 반품하라고 난리난리 
뒤축있는건 답답해서 못 신는다고 난리.
뭐 대용품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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