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남편 쫓아냈는데 어머님이 매달리세요.

두 달 전 남편이 절 속이고 필리핀에 골프여행 다녀온걸
이번에 제게 들켰어요.
이번이 처음 아니고 두번째입니다.
첫번째는 제가 이혼하고 가라고 말렸는데도
정말 집을 뛰쳐나가 바로 공항으로 직행하더군요.
그때 한번 위기였으나 한번의 실수로 결혼 생활을
끝낼 수는 없어서 다 묻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그게 3년 전인데 동안 술자리도 많이 줄이고
골프도 줄이길래 정신 차린 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냥 코로나 때문에 못 논거였어요.

제가 개인적인 사연으로 유흥, 성매매, 불륜을
찢어죽이고 싶을만큼 증오합니다.
그런 제 가치관을 알기에 화낼거라 생각해서 속이고 다녀왔다네요.

알게 된 날 바로 짐 싸서 내보내고
도어락 지문, 비번 다 바꾸고 일절 연락 안 받고 있어요.
이혼하는 방향으로 마음 다잡고 정리중인데
시어머님이 이 상황을 아시게 되었어요.

남편과 오랜 연애를 하고도 굳이 이 나이에 결혼을 해야하나
망설이던 중 어머님 인품에 감동받아 결혼을 결심했을만큼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르신입니다.

남편이 사업상 접대하느라 어쩔 수 없이 다녀온거라고
말씀드렸더군요.
그런데 그정도로 우리 며느리가 남편을 내쫓고
어머님 전화도 안 받을 아이가 아닌데 이상하다 싶어
제 입장 들어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만났어요

제가 이혼하기로 결정하면 하는거지
사실 제 입장 전달할것도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어머님께
마지막 인사 드리는 심정으로 내가 왜 이 결혼을
유지할 수 없는지 말씀드리고 잘 사는 모습 못 보여드려
송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이혼 사유가 두 번의 필리핀 관광이 전부는 아니기에
그동안 덮어줬던 남편의 귀책사유 다 얘기했어요.

제 얘기 다 들으시고 내가 자식을 이렇게 엉망으로 키운 줄
모르고 살았다며 내가 미안해서 어떡하니.
그동안 네가 내 아들한테서 그런 상처 받으며 사는것도 모르고
난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네 사랑에 그저 행복했다.
네 눈엔 피눈물이 나는데 나만 행복했다니
내가 너에게 어떻게 참고 살라고 하겠니.
잘 쫓아냈고 네 마음이 정리 안된 상태에서
어설프게 용서하고 집에 들이지 마라.
하지만 내 아들하고 이혼해도 난 너 못 보낸다.
널 어떻게 보내니.
자주는 안 하겠지만 내가 전화하면 꼭 받아다오.

울면서 말씀하시는데 참 마음이 착잡했어요.
이렇게 자기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좋은 부모님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새삼 남편이 더 용서가 안되더군요.

어머님의 눈물에 마음이 아려오고 그동안 받았던
어머님 아버님의 사랑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만
시부모님 때문에 결혼 생활을 계속 할 수는 없는 일이쟎아요.

한 사람의 비뚤어진 가치관과 도덕관이
사랑하던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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