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게 들켰어요.
이번이 처음 아니고 두번째입니다.
첫번째는 제가 이혼하고 가라고 말렸는데도
정말 집을 뛰쳐나가 바로 공항으로 직행하더군요.
그때 한번 위기였으나 한번의 실수로 결혼 생활을
끝낼 수는 없어서 다 묻고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요.
그게 3년 전인데 동안 술자리도 많이 줄이고
골프도 줄이길래 정신 차린 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냥 코로나 때문에 못 논거였어요.
제가 개인적인 사연으로 유흥, 성매매, 불륜을
찢어죽이고 싶을만큼 증오합니다.
그런 제 가치관을 알기에 화낼거라 생각해서 속이고 다녀왔다네요.
알게 된 날 바로 짐 싸서 내보내고
도어락 지문, 비번 다 바꾸고 일절 연락 안 받고 있어요.
이혼하는 방향으로 마음 다잡고 정리중인데
시어머님이 이 상황을 아시게 되었어요.
남편과 오랜 연애를 하고도 굳이 이 나이에 결혼을 해야하나
망설이던 중 어머님 인품에 감동받아 결혼을 결심했을만큼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는 어르신입니다.
남편이 사업상 접대하느라 어쩔 수 없이 다녀온거라고
말씀드렸더군요.
그런데 그정도로 우리 며느리가 남편을 내쫓고
어머님 전화도 안 받을 아이가 아닌데 이상하다 싶어
제 입장 들어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만났어요
제가 이혼하기로 결정하면 하는거지
사실 제 입장 전달할것도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동안 저를 진심으로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어머님께
마지막 인사 드리는 심정으로 내가 왜 이 결혼을
유지할 수 없는지 말씀드리고 잘 사는 모습 못 보여드려
송구하다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이혼 사유가 두 번의 필리핀 관광이 전부는 아니기에
그동안 덮어줬던 남편의 귀책사유 다 얘기했어요.
제 얘기 다 들으시고 내가 자식을 이렇게 엉망으로 키운 줄
모르고 살았다며 내가 미안해서 어떡하니.
그동안 네가 내 아들한테서 그런 상처 받으며 사는것도 모르고
난 태어나서 처음 받아본 네 사랑에 그저 행복했다.
네 눈엔 피눈물이 나는데 나만 행복했다니
내가 너에게 어떻게 참고 살라고 하겠니.
잘 쫓아냈고 네 마음이 정리 안된 상태에서
어설프게 용서하고 집에 들이지 마라.
하지만 내 아들하고 이혼해도 난 너 못 보낸다.
널 어떻게 보내니.
자주는 안 하겠지만 내가 전화하면 꼭 받아다오.
울면서 말씀하시는데 참 마음이 착잡했어요.
이렇게 자기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좋은 부모님을 두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지 새삼 남편이 더 용서가 안되더군요.
어머님의 눈물에 마음이 아려오고 그동안 받았던
어머님 아버님의 사랑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아픕니다만
시부모님 때문에 결혼 생활을 계속 할 수는 없는 일이쟎아요.
한 사람의 비뚤어진 가치관과 도덕관이
사랑하던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