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언제부터 빚이 이리 편해진건지..

저 마흔 후반이에요.
저 자랄때 우리 부모님 세대는 빚이란건 무서운거고 빚을내서 뭔가 한다는건 자신뿐아니라 주변 일가친척 모두를 함께 끌고들어가는 구렁텅이로 인식했었던걸로 기억해요.
빚을내서 뭔가 산다는건 무책임한 행동으로 여겼고요.
전 그런 정서에서 자라서 27년전 처음 미국왔을때 미국 사람들 생활페턴이 모든게 크레딧카드와 집 모기지로 빚잔치라는걸 보면서 이해불가였어요.
집을 어떻게 집가격의 20프로만 내고 나머지를 평생 갚으면서 살겠다고 덜컥살까?
직장잃고 몸아프고 수입이 없어지는 경우는 생각도 안하나? 겁이 없나? 미쳤나?
살다보니 빚을 지고라도 집을 사지않는한 집이라는걸 가져볼 수 없는 소비사회이기에 다들 그렇게 빚을 내서 먹고사고 사는구나하고 알았죠.
모든게 우리나라보다 훨씬 비싸고 버는건 그걸 따라가지못하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워낙에 빚갚으면서 하루 한달 일년 살아가는거에 익숙해져서 저축이 하나도 없다는게 불안한거라는 인식 자체가 없으니까요.
전 27년전 미국와서 가장 큰 문화충격이 그날벌어 그날번거 다 먹고살고 저축이란거 해야한다는 필요성도 못느끼는 그 문화였거든요. 뭐 현실은  저축할 수 있는 여력도 없어보입니다.
그런데 요즘보니 한국이 미국 같아지네요.
모든면에서 미국같아져요.
저도 물론 집값의 80프로 빚내서 샀지만 이자율이 저축해둔 현금을 유용해서 벌 수 있는 돈보다 낮을때 그게 더 이득이다라고 생각해서 하는거지 여전히 한국인 정서를 버리지못해 현금 비축에 힘씁니다. 돈을 더 벌어보려고 낮은 이자율을 이용하는거죠.
그런데 이젠 한국사회도 미국같아지는거 같아요.
이젠 더이상 저축이 미덕이 아니고 빚을 내서라도 투자를 하는게 이득이다.
빚을 내더라도 현금 비축분이 있을때 수익을 볼때까지 버틸수 있다는걸 배워가는 중이겠죠.
미국의 맞벌이 비율이 높은 이유가 여성의 인권 신장보다는 같이 벌지않으면 도저히 빚감당하며 아이들키우고 살아갈 형편이 안되는게 가장 큰데...이제 한국도 그 선진국형(?) 패턴으로 들어가는듯합니다.
이젠 현금으로 집을 산다는건 평범한 서민에겐 불가능하고 집을 산다는건 당연히 대출을 받는거라면 국민들이 좀 더 안전하게 집을 장만할 수 있는 대출 시스템 확립이 필요할때가 된듯합니다.
미국와서 처음 모든걸 빚으로 해결하는 사람들을보며 문화적 충격을 느꼈던게 엊그제같은데 이젠 한국도 제가 떠낼때와는 사회가 너무나 달라졌어요. 전 빚내서 차사고 빚내서 집사고 크레딧카드 빚내서 물건사는 문화에 적응되는데 십년넘게 걸렸어요. 자라면서 빚이라는거 자체가 엄청난 족쇄라고 생각하는 세대의 부모님을 보면서 자라서요. 그땐 대출이란게 지금 처럼 쉽게 가능하지도 않았고요.
문득 요즘 대출과 이자율에 대한 글들을 읽다보니 떠오른 단상입니다.
그런데 슬프네요.
미국 국민 대다수는 그달 벌어 그달 먹고살면 번 돈 다 나가는 생활패턴이거든요
이젠 한국도 그리되는건가요?
전 빚을 진다는걸 두려워하고 언제나 저축하는 한국인 정서가 미덕이라고 미국친구들에게 말하곤 했었어요. 이젠 아닌가봐요.
솔직히 가까이서 본 미국 서민들의 삶이 그다지 아름답지않아요.
전 미국와서 평균보다 여유있고 편하게 사는건 다 내가 한국인 정서 저축을 미덕으로 여긴덕이라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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