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시어머니 간병 문제.

시부모님 70대 중반이시구요.
아버님 건강하신데 어머님이 당뇨가 있으신데다 엄살이 굉장히 심하시고 (남편도 엄살 심한데 옆에서 보면 엄살이라기보다 신경이 뭔가 더 예민한 느낌) 이상한 다단계, 종교 좋아하셔서 그거때문에 더 아프세요. 당뇨있으신 분이 무슨 곡물 쉐이크만 드시고 단식하신다고 하다가 병원에 입원하시고 이런식.
솔직히 채식하고 고기드시고 운동하시면 합병증 없이 건강할텐데 싶어요.

아무튼 제가 26에 결혼하고 바로 임신 출산했는데 그 와중에 응급실이며 입원이며 다 제가 수발했어요. 늘 만삭이거나 아기가 있거나 그랬구요. 4살아기 한창 떼쓰고 저도 만삭이라 몸이 힘든데 안그래도 가려고 준비중인데 얼른 병원오라고 아버님 소리지르고 난리나서 엘베에서 잠투정하는 애 엉덩이 걷어찬적이 있어요.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미안해서 눈물이 나요. 실컷 일주일 병간호하고 병간호했더니 먹을거안가져온다 난리셔서 매일 고구마 쪄가거나 했어요 그러다 금요일날 아버님한테 토스하고 약속있는데 늦었다 말씀드리고 가는데 차빼는데 30분이걸렸거든요. 차 겨우빼서 도로진입하는데 전화와서는 시댁으로 가서 김치 가져오라고 김치없이 밥 어떻게 먹냐고 하던 분이 저희 아버님이에요.

만삭에 중환자실에 어머님 머리감기고 하다가 간호사와서 임산부 중환자실 오면 안된다고 소리지른 적도 있었구요.
지금 생각하면 젊었던 아버님이랑 남편은 뭐하고 어린 내가 내자식 내팽개치고 그러고 있었나싶어요.

육아 1도 도와주신거없구요.
서울에 있는 형님은 말만 번지르르한 사람이라 전화와서는 못가는 자기는 몸힘든게 낫지 마음이 불편해서 힘들대요. 저 거지꼴인데 형님 주말에 차려입고 내려오니 아버님왈, 형님 만삭이라 못들어가니 아웃백가서 밥먹자하시고 저는 만삭에 속이 뒤집어져 못가는데 철없는 남편 따라가서 헤헤 거리다 오고.

여튼 이런저런일 겪다보니 나이드셔도 간병하고싶은 마음이 솔직히 눈꼽만큼도 없어요. 그들은 기억도 못하는 일일테죠.

지금 사이는 나쁘지않고 아버님땜에 고생한 어머님이 자식보다 더 믿고 의지하는게 저인데 그렇게 되기까지 제가 어머님 시집살이 다 버텨냈구요. 그냥 딱 이렇게만 지내고 싶어요 현재로는.

아무튼 최근에 다단계 초음파 기계 들이신 뒤에 온 몸을 그걸로 마사지하시더니 (엄청 센 강도) 두통과 하혈 등으로 응급실 왔다갔다하셨어요. 아버님이 응급실에 있다고 오라고 하셔서 불과 지난주에도 병원에 갔다왔구요. 두통 심하고 어지럼증 있으시고 눈 잘 안보이신다고 하시니 부축하고 다니고 소변받고 그 와중에도 산부인과 수술전 검사 하시겠다더니 토하고.. 난리도 아니었고 저는 몸살났구요.

하혈한것때문에 어제 입원하셔서 오늘 자궁근종 수술하신다는데 어머님한테 보호자 없어도 되냐니 있어야되는데 그러게~~하시면서 가만 계시는거에요. 아버님 공치셔야되서 일부러 수술 얘기안했다그러시고 남편도 공 약속 있고, 형님네한테는 전화도 안하셨을거고.
보호자 들어가려면 Pcr받아야하고 들어가면 외출도 안된다는데 1박을 제가 거기있으면 우리 애들은 누가 보나요??
남편이 애들 보는것도 웃긴게 제대로 보지도 못하는데 왜 나는 병원에 잡혀있고 자긴 집에서 편히 자다 공치러가나요?
그래서 간다 만다 얘기없이 끊었어요.
나쁘다욕하셔도 제 마음이 그랬어요.

근데 어제 전화오셔서 입원했는데 머리가 너무 아프다고 빨리 pcr받고 누가 와야될것같다 하시는거에요. 어쩌죠~~하다 끊었는데 아버님 또 남편한테 전화와서 얘기하시고 저는 속으로 아직 초저녁인데 아버님이 얼른 pcr받고 병원 가시지 싶었어요.
그냥 모른체했지만 제 맘은 편치않아서 새벽 까지 간병인 업체 찾다가 잠들었어요.

아침에 애들 보내고 나니 바로 또 아버님 남편한테 전화오시고 이따 병원갈건데 먼저 가있으라며. 그래서 남편한테 그랬어요. Pcr 안받으면 들여보내주지도 않고 외출도 안되고 보호자 교체도 안된다. 그리고 공시간이 오후였으면 어제라도 pcr받고 병원가서 자고 아침에 아버님이랑 교대하고 공치러가면 됐지않냐고.
남편 개그프로 보고 깔깔대다 재벌집 막내아들보다 잠들었거든요.
자기 힘든건 또 싫은거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남편 자식 다 공치러가는데 왜 나는 내 자식 팽개치고 가야하냐.
어머님 근심걱정은 다 내 몫이고 아버님 늘 바람피러 다니시다가 아프시니 걱정은 되고 응급실 한번 따라갔다와보니 힘들어서 본인도 못하시겠나보다.
그럼 나도 못한다고 그랬어요.
저 매정한가요??

저 그동안 병실 다니면서 며느리 간병 한번도 본적없어요.
4살애데리고 만삭 임산부가 며느리랍시고 병실있을때 사람들 뭐라 생각했을까 생각하면 솔직히 얼굴이 화끈거려요.
이러다 돌아가시면 후회될까싶다가도 남편 자식 뭐하고.. 생각드니 매정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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