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와 서술어가 불분명하고 글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불명확해요.
그리고 저희 시어머니는 진짜 말씀을 많이 하시는데
대개는 뭔 말을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
조현병 환자처럼 헛소리를 하시는 게 아니라
막 열내면서 사건의 발단과 전개와 그 반전에 대해 말씀하시는데
주어와 목적어를 몽땅 빼놓고 말씀하셔서
누가 누구한테 뭘 했길래 저렇게 화를 내시는 건지
알 수가 없어요.
등장인물 이름이 없는 소설을 읽는 느낌이랄까.
젊은 시절 좋은 직장에서 직장생활도 오래하신
나름 똑똑하신 분인데도 말예요.
뭐 지는 뭔데 잘난 척이냐고 말씀하실까봐 이실직고하자면
사실 제가 요즘 점점 그렇게 되거든요.
심지어 글쓰는 게 직업인 사람인데(뭐 작가 이런 정도는 아닙니다)
가끔 퇴고하면서 앞 뒤를 맞추지 않아 메시지 전달이 불분명하게 되는 경우가
요즘 몇번 생겼어요.
서술어 고치면서 주어 안 고치고 앞 뒤 문장 순서 바꿨는데 접속사는 그대로고,
뭐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그렇게 모호한 글이 82쿡에 특히 많이 보이는데
희한한 것은 댓글 다시는 분들이 대개는 찰떡같이 알아들으시더라구요 ㅋㅋ
여러분들이 자꾸 그렇게 잘 알아들으시니까
자꾸 그런 글이 올라오는 것 같기도 해요.
왜냐하면 제가 그딴 식으로 글을 써도
같이 오래 일을 해온 파트너는 정말 제가 원래 생각한 의도를
찰떡같이 알아먹더라구요.
그러니까 그냥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겠거니. 자꾸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엄벙덤벙 넘어가게 되더라구요ㅜ
그래서 둘의 합산 결과물은
제3자가 지적해주지 않으면 간혹 엄청난 오류를 범하기도 한답니다 ㅠㅠ
제가 의식하고 고치지 않으면 정말 저두 저희 시어머니 말씀하시는 것처럼
장황하고 불분명한 글이 돼요.
정말 나이먹으면서 언어능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나요?
여러분들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