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아빠의 사랑이었던 "그럼 됐다"



예전에 학교서 소풍가거나 하면
아빠가 용돈을 두둑히 주셨어요
늘 하는 말이 남들 먹을 때 먹고 싶다고 쳐다보지 말고
너도 사 먹으라고..

그리고 좋은 옷을 사주시고 나서는
따뜻한지 춥게 다니지 말라는 말도 해주시곤 했는데
제가 "네 잘 먹고 다녔어요" 혹은 "네 따뜻해요" 하면
항상 마지막에 "그럼 됐다" 라고 하셨거든요

그땐 그냥 하나의 대답일 뿐이었는데

요즘 아이 키우면서 그 말의 의미를 알게됐어요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는 큰 돈이나 제 에너지를 많이 쓰게 될 때가 생기는데..
한겨울용 패딩을 산다던가..
피아노를 사준다던가...
소풍 가야한다고 해서 도시락을 열심히 싸주던가 등이요..

그러면 아이에게 밥은 잘 먹었는지
춥진 않았는지 등등 제가 물어요
그럼 아이가 "응 다 먹었어. 맛있었어" 혹은 " 안 추워"
이런 대답을 하면 제가 "그럼 됐다" 라고 하고 있더라구요~

오늘 그걸 자각 하고 아빠의 마음을 알게 됐어요
그럼 됐다라는 말은

너만 좋으면 난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
라는 말이 담긴 희생 이었더라구요..
회사 다니고 전쟁같은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애쓰고
내가 사고 싶은걸 조금 미뤄도 너만 좋으면
난 괜찮다는 온전한 사랑이기도 했구요..

아이가 좋으니
난 아무래도 상관 없는거..
온전한 희생이 가득 담긴 말이었어요..

저희 아빠가 욱하는 성격이 있어서
저에게 심하게 할 때도 있던터라
아빠에게 사랑을 느껴본 적이 없던 것 같은데
아이 키우면서 아빠의 사랑을 보물찾기처럼 찾게 되네요 ㅎ
아빠한테 잘해드려야 겠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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