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너무 절망스럽고 죽고 싶어요...

제가 서른 후반이고 외동딸인데
부모님이 다 심혈관 질환을 갖고 계세요.
앞으로 몇 년이나 같이 보낼 수 있을지 모른단 생각에
작년에 부모님집에 들어와서 같이 사는 중입니다.

아빠는 몇 년전에 심근경색으로 심정지가 와서
의사가 기적이라고 했을만큼 진짜 죽었다가 살아났고요.
엄마도 작년 뇌경색이 와서 약 복용중이었는데
이번에 또 뇌경색이 와서 오른팔을 거의 못 쓸 것 같아요.
두 분다 스텐트 시술했고 매일 혈전용해제 드십니다.

제가 보기에는 두 분다 같은 질환이나 마찬가지라 (혈관 막히는 병)
근본적으로 식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제 말을 안 들으세요.
3끼 탄수화물에 매일 점심에 라면이나 국수를 먹는데
(탄수화물 위주 식사가 혈관 막히는 원인이잖아요)
제발 점심이라도 탄수화물 줄이고 다른 걸 먹으라고 해도
다른 건 먹고싶은 게 없고 해먹기 귀찮다며 꼭 라면을 드십니다.
제가 해준다고 해도 제가 한 음식은 별로래요...

게다가 아빠는 운동을 너무 싫어하시고
일주일에 산책 1번 할까말까 하고
집에서 앉아서 컴퓨터, 핸드폰만 하시고요...
일주일에 1~2번은 소주, 막걸리를 드세요.
친구들이랑 밤새 술먹는 계에도 참석한다고 해서
얼마 전에 대판 싸웠습니다.
(지난 번에 계에서 돌아와서 머리 아프다고 굴러서 응급실 갔음..)

반대로 엄마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2회씩 나가서
밖에서 5~6시간 돌아다니다가 오세요.
추운 날에는 혈관이 수축되니까 잠깐만 나가라고 해도
집에 있으면 답답하다며 막무가내시고,
한파에도 미세먼지가 최고일때도 기어코 나갑니다.

최근에는 제가 두손두발 다 들었고
그냥 나가든지 말든지 라면만 먹든지 놔뒀는데
엄마가 결국 뇌경색으로 손을 못 쓰게 되니 너무 좌절스러워요.
두 분다 혈관성 치매 예비 환자나 마찬가지고...

제 주변 친구들이나 친척들 다 둘러봐도
다들 건강하시고 몸관리 우선으로 하신다는데
도대체 왜이러나 싶고요...
친구한테 일부 얘기해도 부모님 간병 경험들이 없어서인지
아님 외동이 아니어서 인지 별로 공감을 못 하더라구요.   
저는 앞으로 간병할 생각하면 눈이 캄캄하고
제가 불안하든 힘들든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병 걸리는 거면 간병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이미 어릴 때 부모님이 암투병을 오래 한적이 있어서
그 트라우마가 있어요. (병원에서 PTSD 진단 받음)
몇 년전 아빠 심정지 때도 엄마랑 간병하면서
병원생활이며 이후 재활이며 너무 끔찍하고 힘들었거든요.
매일이 불안하고 그래서 호소를 해 봐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앞으로 사는 게 자신 없고 결혼도 포기했고
그냥 제가 먼저 죽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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