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마지막 한 술까지 다 드시나요

전 다 먹어요. 밥 먹을 때 쌀 한톨이라도 남기면 엄마한테 엄청 혼났어요. 도시락도 조금이라도 남겨서 들어가면 다시 나가서 다 먹고 집에 들어오라고 교육 받았어요. 저희집 유복한 형편이었고 엄마는 유서깊은 서울 양반집 딸이었는데 음식 남기면 죄받는다고 저희들을 호되게 가르쳤어요. 그래서 전 어디 어느 자리에서 식사를 하든지 아무것도 남기지 않아요. 맛이 있든 없든 맘에 들든 안 들든 음식 남기면 안된다는 강박관념같은게 있어서 끝까지 다 먹어요.  

그런데 시댁식구들과 처음 식사하면서 제가 싹싹 그릇을 비우면서 열심히 잘 먹었더니 새색시가 물장수상을 만들었다고 다들 웃으셨어요. 그 후로 결혼해서 살아보니 남편은 꼭 마지막에 음식을 약간 남겨요. 맛있는 음식이라도 다 먹으면 천박하다고 생각하는지? 꼭 한두 입 남기는 이상한 습관이 있더라고요. 음료수도 마지막에 한 입정도 남겨서 냉장고에 남겨두면 버려야할지 말아야할지 헷갈려요. 처음에는 뭐 저렇게 짜증나는 버릇이 다 있나 생각했는데 여전히 시댁에 가면 싹싹 긁어 먹는 제가 더 이상한 사람이 되네요. 이런 문화적인 차이 겪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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