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딸과 점점 사이가 나빠지고 있어요

큰애는 아들이고 둘째가 딸입니다
딸아이가 올해 대학 들어간 스무살인데요
저는 계모밑에서 이루 말할수없는 학대와 착취속에서 자라다
좋은 남편 만나 다행히 정상적인 가정을 만들었어요
특히 딸아이는 모유를 두돌까지 먹였을정도로
참 사랑하고 순하고 이쁘고
키우는 내내 내가 전생에 무슨 복을 쌓았길래
이런아이가 내딸로 태어났을까 감사했죠
얘를 키우며 사랑받는다는게 뭔지
난생 처음 알게 됐구요 사랑을 주는 법도 알게 되었어요

딸아이가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이고
담백하고 어른스러워요 머리도 좋고 똑똑합니다
대학은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는데
고딩때까지도 친구들과 엄마 얘길 하면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아서 당황스럽다고
자긴 엄마없는 삶은 상상도 할수없다며
엄마죽으면 따라죽겠다고 할정도로
애착관계가 강한 모녀사이였는데
지금은, 음, 저를 엄마가 아니라
인간대 인간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보게 된것같아요
그래서 저의 모든것에 굉장히 냉정하게 제게 지적을 하고
절 한심하게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주말에 얘가 오는게
좀 무섭고 반갑지가 않게 되네요
지난 2월만해도 같이 기숙사 짐싸면서
저 혼자 몰래 몇번이나 울었는데 말이죠
사춘기도 특별히 없이 지나갔고(아들도 사춘기가 없었어요)
저는 전업이었고ㅡ대기업 다녔는데 딸 낳고 그만뒀어요
애들 맡길데가 없어서 어쩔수없이요ㅡ
이십년넘게 애들 키우며
직장그만둔거 후회해본적 없고 육아와 살림이
정말 행복했는데
요즘 딸을 보면
어릴때부터 엄마가 저를 가스라이팅하고 학대하던 모습이
오버랩되네요
엄마가 제게 매질도 물론 정말 심했지만
인격모독이나 모욕주는 말을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하던분이라 저는 그럴때 무기력하게
가만히 당하고만 있게 됩니다

딸아이가 이제 성인이고
제게서 독립해 나가는 과정일까요?
저는 비록 엄마와 그런관계가 불가능했지만
제 딸에게는
평생 든든한 안식처가 되어주고 싶었는데
엄마복이 없듯이
딸과도 저는 좋은관계로 영원할수는 없는걸까요?
좋은 모녀관계라는게 사실 뭔지 저는 잘 몰라서
조금 두렵기도 하고 비관적인 생각만 들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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