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교수되기는 바늘구멍 맞아요

박사 끝나갈때 취업시장을 보고
와 교수된 사람들 진짜 대단히 운 좋은 사람들이구나를 깨달았고
마음공부 깊게할 정도로 미래에 대해 심하게 불안했어요
제가 인문역사철학예술 쪽 분야라서
제 연구분야가 그 학교랑 딱맞고 마침 그 자리에 한 사람이 나가야 자리가 나는 상황…
제가 잘해야하는 건 당연한거고 운이 맞아 떨어져야 정년트랙 교수가 되는 거더라구요

매일 내려놓기 위해 기도하며 논문 마무리했네요
마침 제가 원하던 대학 신임 학과장이 제 분야를 좋아해서
이미 한명 뽑았음에도 같은 분야 자리를 하나 더 만들어서 공고를 냈고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이 분야가 백인남자에게 유리한 분야라 임용확률 5%라고 생각했고요
그런데 결국엔 동양인 여자인 제가 됐네요
나중에 학과장과 얘기해보니 여자가 별로 없는 분야라 더 많은 여성이 이 분야에 들어오기를 바라는 마음에 저를 우선순위로 뽑았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임용이 이렇게 운이 크게 작용할거라 봐요
물론 인맥으로 되는 경우 빼고요..
그래서 교수들 사이에서 이 직업이 너무 좋지만
교수를 목표로 준비하는 건 불가능하므로 자식들에게 교수를 위한 준비를 하라고 말 못하겠다고…많이들 그러더라구요

일하며 아이들 케어하며 하기 참 좋은 직업이고
하지만 일은 정말정말 많고 수업 컨텐츠 외에도 연구에 대한 고뇌도 늘 있네요
동료들이 대부분 싱글이라 밤낮으로 일만해서 성과내는거 보면 자괴감도 느끼고요
그래도 어디가면 반겨주고 학생들 너무 예쁘고 강의를 통해 제 지식이 세상으로 나가는 느낌이 참 뿌듯합니다
각 분야 전문가인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이런저런 토론할때도 즐겁고요

어릴때부터 호기심많고 지적호기심이 많아서 늘 배움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혼자 시간 보내는 데에 익숙하고 혼자 일하는거 좋아하고
남이 이래라 저래라하는거 못견디고
그런 저에게 딱인 직업이네요

저도 임용되기전엔 잘 몰랐는데 정보가 별로없어 적어봅니다
자녀들 진로선택에 도움이 되셨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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