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먹는게 낙인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ㅠㅠ

저는 진짜 먹는게 낙인 사람이에요
매일 맛있는 빵집 빵 안먹으면 큰일나고요
좋은 원두 갈아서 커피 함께 마셔야하고요
주말이면 여행 다니면서 각 지방 맛집 아니면
서울 곳곳에 서촌 북촌 삼각지 한남동 금호동 청담동
온갖 브런치집 라멘집 쌀밥집 고기집
찾아다니며 한끼 먹는게 제 인생 큰 즐거움이에요.
치킨 짜장면 탕수육 너무 좋아라 하고요..
심지어 요리 하는 것도 넘 좋아해요. 제철 해산물과 식재료들 가지고..
막 굴김치 이런거 어디가 맛있는지 다 알고요
와인 맥주 막걸리 기깔나게 맛있는 거 진짜 술잘알이라
맛없는 거 안먹어요.. 파인다이닝도 종종 합니다..
미슐랭 원투스타 식당 다 알아요 서울 이외 뉴욕 파리에도 ㅠㅠ

그런데요…
이게 다 끔찍한 죄악 같아요…
이걸 포기 못하면서도요..
어제 한겨레에 수의사분이 쓰셨더라고요
개고양이는 생명이고 소는 아닌가
평균수명 15년 넘는데 6년만에 무한강제임신 당하다가
수의학과 학생들 실습용으로 항문에 손넣어서 내장 확인해보는 용도로
쓰이다가 살처분당하는 암소 이야기…
이런 정보 요즘 너무 많잖아요.
막말로 오저치고? 오늘 저녁 치킨 고? 콜! 하고 배민 버튼 몇 개 누르면
따끈한 치맥 먹을 수 있는데
치킨 먹고싶을 때마다 마당에서 키우던 닭 모가지 비틀어야한다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자주 먹을 수 있나 싶고요…
인당 20-30주고 잘 차려입고 격식 차리며 고급식당 앉아있어도
캐비어 푸아그라… 이런거 만들어지는 과정 생각하면
이게 우아할 수 있는 일인가
이게 식도락 이런게 취미로 즐긴다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싶고요…

매일 이게 갈등이 되어서 미쳐가는 거 같아요.
저는 이미 육식 인스턴트식 넘 많이 해서 병들어버렸을 것만 같고요..
망상인가요.. 동물들한테 보복당할 차례인것만 같고요..
그러면서도 갑자기 견과류랑 과일만 먹으면서 살지도 못하겠고요..
잘 먹인다고 먹였는데도 평균보다 한참 작은 키의 우리집 애들보면
완전 비건 선언도 못하겠고요..
미역국에 소고기라도 넣어서 한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고
끓이면 저도 먹고싶고
그래서 떠먹다가 또 우리 안의 불쌍한 소가 생각나고…

무한반복이에요.. 이 괴로움 어째야할까요..
어떻게 하면 욕심을 좀 끊을 수 있을까요..
어디에 관심을 두면
식도락하고싶은 맘에서 좀 멀어질까요..
너무나 멀쩡한 교양있고 도덕적으로 보이는 분들도
모두가 비건은 아니잖아요 저렇게 잔인하게 공장식으로 사육되고 죽임을 당하는 거 다 알면서… 그냥 문화로 인식하잖아요. 송아지 스테이크 굽ㄱ
예술 토마호크를 함께 썰어먹는 즐거움 이러면서요.. 그게 너무 혼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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