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엄마 파업 해보신 적 있나요

아이가 12살인데 너무너무 까탈스러워요. 저녁 뭐 먹냐고 물어봐서 대답하면 한번에 통과한 적이 없어요. 남편이랑 똑같아요. 보고 배웠겠죠.
저는 직장일이 바쁜데도 매일 저녁 새로운 요리를 해서 상을 차리고 주위에 음식 잘한다고 명성이 자자한데 언제나 또다른 새로운 걸 기대하는 두 남자. 어제는 통닭을 사다가 살만 발라서 치킨 타코를 하려고 장 보러 나가는데 아이가 저녁 뭐냐고 물어서 대답했더니 치킨보다는 소고기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네요. 지난 주에 소 많이 먹었으니까 오늘은 닭을 먹자고 했더니 싫대요. 

그 말에 갑자기 제가 빡 돌았나봐요. 왜 우리집은 밥에다 국에다 반찬에다 그냥 먹으면 안 되냐 내가 불고기 해주면 다들 맛있다고 하는데 니네 둘만 불고기 시시하다고! 나 이제 안 해, 그렇게 파업을 선언했어요. 둘이 쫄아서 스파게티 만들어서 예쁜 접시에 담아서 쟁반에 들고 왔던데 당연히 안 먹는다고 했죠. 간헐적 단식이다 하고요. 그런데 이제 어쩌죠? 파업을 철회하려면 뭔가 요구사항이 있어야 할텐데요. 앞으로 반찬투정 음식투정 안 하고 주는대로 먹는다 각서쓰게 하고 끝낼까요? 저는 진심 원하는 게 뭔가 생각해보니 그냥 일에 지쳐있었던 것 같아요. 일주일에 하루만 나는 없다 생각하고 니들이 알아서 각자 도생하라고 할까요. 저같은 번아웃 경험해 보신 선배님들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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