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굥은 죽었다 깨나도 문통의 발끝의 때만도 못하네요

탁현민 페북 글

2019년 1월 문재인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이 열렸다.
문재인 정부의 기자회견은 미리짜여진 각본도, 질문권이 누구에게 갈지도 정해지지 않아 ’각본없는 기자회견‘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당시 경기방송의 어느 기자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대통령의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그 근거는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여쭙겠다”고 질문했다.

빈정거리는듯한 기자의 태도, 생방송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에게 추상적인, ‘인상비평‘을 질문한 것을 두고 당시 여권에서는 예의 없다는 비판이 일었고,일부 언론에서도 부적절한 질문이었다는 지적이 있었다. 물론 야권에서는 그 질문이 ‘기자다운 기개’를 보여주었다는 칭찬도 있었다. (그 기자가 이후 국민의 힘 대변인이 되었다는 소식은 이번에 알게되었다. 오!)

나는 지금도 그 기자의 질문이 ‘예의와 기개‘ 어느 편에 더 가까웠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당시 손석희 JTBC 앵커는 이 논란을 두고 “기자의 질문은 (문재인 정부가)권위주의 정부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장면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논평했었다.

당시 여러 논평 중 하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는 ’예의‘를 지키는 것보다는 당당하게 질문하고 따져 묻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나는)못마땅했지만 이 의견에는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기자회견 이후, 문 대통령은 어떤 언급도 없었다. 청와대도 그것을 이유로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지 말자거나, 그 기자가 예의가 없으니 제재 해야 한다거나, 그 때문에 그언론사의 취재를 제한 한다거나 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제재가 가능하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말많던 출근길문답의 종언을 보며 생각한다.
과연 기자의 예의와 대통령의 책임있는 답변 중 무엇이 중요한가?
출입기자의 허술한 복장과 반말이 다반사인 대통령의 무례 중 무엇이 더 문제인 것인가?
질문의 올바름보다 질문한 사람의 태도를 문제삼는 것은 또한 온당한가?

어쨌거나 허무한 종언이다.
윤석열 대통령 문답의 마지막에 등장한 ‘가벽’은 그래서 더욱 상징적이다.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