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40대에 일자리 구하신 분 계실까요? 너무 절망적입니다.

저는 대학 졸업 후 한 번도 쉬지 않고 일을 했지만 늘 가난했어요.
좋은 대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보니 좋은 회사에 갈 수 없었고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는, 그런 상태였지요.
꿈도 없는데 잘 하는 것도 없다 보니 도전보다는 언제나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했고요.
월급 200만원을 넘겨본 적도 몇 달 없는 것 같네요.

집도 넉넉하지 않은데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살았을까.
타고난 욕심이 없고 마음도 약해서 그냥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부족하지만 않게 살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부족하지 않게가 얼마나 비싼지 50으로 향해가고 있는 이 나이에 절실히 깨닫네요.

이미 지난 시간 후회해봤자 소용없고 이젠 정말 밖으로 나가야 할 때인데
제가 몸이 정말 약하고 아파요. 
꾸준히 쌓인 스트레스 때문인지 원인 모르게 아프네요.
소심하고 겁도 많고요.
누가 날 써줄지, 일할 데는 있을지 막막하기부터 합니다.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한지는 십수년이 지났는데 처음엔 여러개를 해서 생활비를 맞출 수 있었지만 이젠 일이 확 줄어서 월 백만원도 안되고요.
아이는 없지만 남편이 백수, 저소득 월급자, 빚만 진 사업가 상태여서 같이 사는 십수년간 제 마음 편하게 월급 받아본 게 3년 남짓인 것 같아요.
이젠 완전히 망한 것 같습니다. 빚만 잔뜩 진 채. 
이 사람도 착하고 정직해 빠져서요, 
밉고 안쓰럽고, 그런 마음입니다. 
그래도 잘 될 것이라고 희망회로를 돌리고 앉아있느니 생활비라도 더 벌어야겠다 싶은데 깜깜하네요.

회사빚은 제가 어떻게 할 수가 없고
생활비 때문에 진 빚이라도 갚고 시작해야 하는데 가진 돈이라고는 월세보증금 3천만원이 전부입니다.
지금 싸게 살고 있어서 다른 데 갈 곳도 없고 저 돈 빼면 정말 짐 다 버리고 고시원 가야 하고요.
사정이 있어서 당장은 돈을 뺄 수도 없습니다.
고시원이라고 해서 월세가 싼 것도 아니고 
제가 하고 있는 재택근무는 인터넷 등 기반시설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에 개인공간이 꼭 필요하기도 합니다. 

저는 과거에 아이들 영어방문교사를 했어요.
하지만 영어가 힘들고 잘 하지도 못하는데다 영업력이 꽝이어서 회원이 거의 늘지 않았답니다.
아이들이 저랑 수업하면서 영어를 재미있어 했고 회원 어머니들이 인간적으로 좋아하셨지만 애 성적 올려주는 선생님은 아니었어요.
그것도 20년 전 얘기인데 이제라도 방문교사를 할 곳이 있을까요?
여기 게시판에서 손 느리고 꼼꼼하지 못한 가사도우미, 하루 일하고 앓아 눕는 식당아줌마 얘기 들으면 남일 같지 않아요.
제가 그렇거든요.

지금 제게는 최소 300만원은 벌게 해줄 풀타임 직업이 필요한데
그런 일자리가 당장 나올리가  없으니 집에서 하고 있는 일도 놓을 수가 없거든요.
하지만 집에서 하고 있는 일은 시간제약이 있고 업무시간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알바도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제일 좋은 건 재택근무로 월 200이상 버는건데 그런 일이 있다면 너도나도 하려고 할테니 누가 이렇게 접근하면 사기를 의심해봐야겠죠?

게시판 글 읽다보면 당장 나가서 일해라, 놀지 말고 알바라도 해라 많이들 얘기하시는데
일자리를 어디서들 구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 일눈치 없다, 몸 약하다, 소심해서 끙끙 앓는 성격이다.
이거 다 징징대려고 하는 말 아니고 그냥 객관적인 사실만 써봤어요.
벼랑 끝에 선 상황이라 버는 것보다 병원비가 더 나오는 일만 아니라면 하고 싶어요.
그런 일 있잖아요. 일을 하면 할수록 빚만 늘고 몸은 고생인데 이것저것 다 떼면 정작 내 손에 쥐어지는 건 없는 그런 일을 피하고 싶다는 뜻이지 편한 일만 찾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
내세울거라고는 성실하고 정직한 거 하나 뿐인데 몸이 안 따라주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가 싶네요  ㅎㅎㅎㅎ 


글이 두서가 없는데 
써놓고 보니 누가 답을 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그냥 저 처럼 물러터졌고 나이도 많지만 늦은 나이에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숨통 좀 트인 분 얘기를 듣고 싶어요.
이대로 허물어지지 말고 뭐라도 해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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