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저는 남편을 미워하는걸까요 사랑하는걸까요?

남편한테 불만이 많아요.
도벽 폭력 바람은 아니지만 일상생활 더럽고 (화장실 더럽게 쓰고 밥 먹을때 먹는 소리, 혀마중, 트름, 자고난 베개밑에 비듬 코딱지 등등) 말 안예쁘게 툭툭 내뱉고, 자상하지 않고, 점점 효자가 되어가고, 잔소리를 조금만 할라치면 듣기 싫어서 진저리치고요.(진짜 행동으로 귀 막아요 얄밉) 욱하는 성질 있고, 딸들한테도 인기없는 무뚝뚝한 아빠예요.
올해 결혼 20주년이네요. 참 오래도 살았는데
얼마전에 정떨어지는 행동을 해서 이젠 저도 저 사람과 노후를 어떻게 함께 보내나 그 걱정에 한숨이 나더라구요.

방금도 부엌에 배고프다고 들어가서 계란후라이 하는데 그 소리마저 너무 짜증나는데 (기름을 다 튀게 해놓으니까요) 날 안귀찮게 본인이 알아서 잘 찾아먹는다고 나한테 큰 수고 덜어준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ㅜㅜ
간단하게 찾아먹을 수 있게 냉장고에 뭐가 항상 들어가있는 것도 누군가의 수고이고, 그건 결코 네가 알아서 먹는 게 아니라고 했더니 계란 사다가 넣어놓고 김치 썰어서 그릇에 담아놓는 게 그렇게 대단한거였냐며 어이없어하네요.
왜 얘기가 거기까지 가냐면서...ㅋㅋㅋ 네 저도 꼴보기 싫으니 조금 오바했네요.

배 아프다고 화장실 들어가도 비기싫고 (작은거 큰 거 다 변기에 튀는 거 아니까)
소파에 붙어서 종일 티비만 보는 것도 보기 싫고
혼자 찾아먹겠다고 냉장고 문 열었다 닫았다 하는 것도 보기 싫고
이 보기 싫은 걸 말을 못하고 끙끙대니 나는 죽겠고
(저도 쌓인 게 있으니 얘기가 좋게 안나가서 싸움이 나서 그냥 제가 참아요)
이 정도쯤이면 그냥 저 인간 없이 살면 편하고 좋을 것 같은데
참 희한한게, 한번 싸우면 빨리 화해하고 싶어져요.
남편이 사과만 하면 바로 풀리긴 하는데, 저 놈 입에선 미안하단 소리가 거의 안나와요.
싸우고 냉전인 이 상태가 너무 싫으네요.
그런데 이혼하고 안본다 생각하면 또 아무렇지도 않아요.
저는 경제력 없는데 친정은 잘 살아서 그냥 불효하고 이혼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어요.

저는 남편을 사랑하는 걸까요?
근데 진짜 죽이고 싶도록 꼴보기 싫은것도 맞아요. ㅜㅜ
갱년기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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