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밥 하려고 쌀 꺼내려던 참이라 쒼나서 오냐오냐 했어요.
쩜전에 현관 여는 소리가 나길래 달려나가
배꼽인사하며 어이구 이제 오셨습니까 해주니
술냄새 팍팍 풍기며 이거봐라~~ 이럼서
맨날 들고 다니는 클러치를 여는거예요.
순간 거래처에서 상품권이라도 받아왔나 싶어 설렜는데
딱 봐도 기름기 쩔어서 완전 납작하게 찌그러진 봉지를
꺼내는데 환장하는 줄 ㅜㅜㅜㅜ
저 주려고 붕어빵 세마리를 사왔다는데 다 떡이 되서
크림, 팥고물이며 반죽이 클러치 안에서 찰지게 비벼져있네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자긴 평생 명품 가방 한번 못 들어봤다고
회한에 젖은 얼굴로 구슬프게 한탄하길래
다 귀찮아서 에코백 드는 나이에 왠 명품 타령이냐고
오지게 구박하면서 끌고가 사준 토즈 클러치예요ㅋㅋ
남편은 우리 와이프 주려고 식지 말라고 꼭 끌어안고 왔는데
이게 왠일이냐며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하는데
딱 봐도 저한테 등짝 맞을까봐 오바 육바중 ㅋㅋㅋㅋ
지갑이며 차키며 온통 팥범벅이 되서 물티슈로 닦으며
욕으로 방언 터질뻔 했지만 꾹 참고 일단 씻고 들어가 자랬더니
회사에 차 버리고 왔다고 낼 아침에 델따 줄거지?
해맑게 물어보면서 겨우 재워놓은 냥이 깨워서
아부지 왔다~~~ 시전하시네요.
팔자에도 없는 혈압약 먹는 아들 키우는 기분예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