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리골레토 3일 연속 본 오페라덕후 후기 올려요.

지난 주 금토일 3일 연속 오페라를 보고 매일 매일 제 인스타에 후기를 썼는데 82에도 제 영업 탓에 리골레토 예매 하셨던 분들이 있는지라 감상을 나누어 볼까 하고 마지막날 후기만 올려봅니다.
사진이 안올라가서 너무 아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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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라고 쓰고 #'주접'이라고 읽음. #바리톤양준모 as #리골레토 #서울시오페라단 2022.11.13.(일) 17:00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4공(막공)
Wow!!!!! 진리의 막공!!!!!! 리골레토, 질다, 만토바, 막달레나. 그리고 이하 모든 출연진들, 합창단, 오케 오늘 진짜 넘 잘했어요. !!!!!!
할 말이 많은데 제가 지금 장거리 운전해서 가는 중에 잠깐 휴게소에 들어온지라 프롤로그만 쓰고 자세한 후기는 내일 올릴게요. 아~~~특히 오늘 가슴 아픈 질다!!!!!! 저 울었어요. 까먹기 전에 써야하는데 말이죠. 너무 대단했어요. 그 가녀린 작은 체구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올까요? 금요일 보다 오늘 더 성량도 좋았네요.
보고 싶은 오페라를 3일이나 연속해서 보고 넘나 울컥한데 차마 울 수는 없어서 주접이라도 떨어봅니다.
자~~ 지금부터 주접입니다.
내일 쓸 후기의 프롤로그 !
#바리톤양준모
1. 그는 나의 행운이다.
2. 그는 나의 행복이다.
둘 다 틀렸다.
바리톤양준모 그는 나의
그는
나의



불면이다.

그의 노래를 처음 들은 이후로 나는 하루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말이죠? 네!!! 이거 드라마 대사에요. ㅋㅋㅋ 아프냐? 나도 아프다. 대한민국을 뒤집어놓았던 드라마 '다모'에 나왔던 대사죠. '너를 마음에 품은 이후로 나는 한번도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feat.이서진)
좋아한다는게 마냥 좋기만 하겠습니까?
모든 좋은 것에는 또 그만큼의 댓가가 필요하지요.
사실 이 덕질은 제가 원했던건 아니었습니다.
4년 전이네요.
2018년에 우연한 기회로 그 분의 노래를 처음 듣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지만
저는 그냥 잊을 수 있으면 잊어보려고 했어요.
대략 3년이면 완전히는 못잊어도 대충은 잊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결국은 ......실패했습니다.
3년이 지나도
그 소리가 어제 들은 것 처럼 계속 생각이 나서
사람이 제 정신으로 살 수가 없었어요. ㅋㅋㅋ
그래서 저는 그냥 저항을 포기하고 냅두기로 합니다.
말하자면 나를 지키고자 했던 나의 자아가 외부의 자극에게 항복한 것이지요.
네. 저는 패배했습니다. 그 소리를 처음 들었던 날 느꼈던 그 불안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죠.
이 나이에 또 덕질이라니요?
난 이미 덕질 중인 테너들도 엄청 많은데 ㅠㅠ
전 사실 오페라를 고시공부 하듯이 미친듯이 몰아서 보고 내 나이 50이 되면 졸업하려고 했던 인생 계획이 있었거든요.
이 세상에 재밌는게 얼마나 많은데 ㅠㅠ
오페라 보느라 넷플릭스는 가입도 못하고ㅠㅠ
내가 한평생 오페라만 보다가 죽을 순 없잖아요.ㅠㅠ
근데 이 바리톤 때문에 오페라 졸업도 못할 것 같습니다.
그가 노래하는 한은 오페라를 계속 보게 되겠지요.
공사가 너무 커질까봐 지금껏 애써 외면해온 바그너 오페라도 봐야되고 환장하겠습니다. 그 분이 또 독일에서 '보탄'을 비롯 여러 바그너 오페라 롤을 하신 엄청난 바리톤이시랍니다.
슈베르트 노잼이라고 세뇌하면서 애써 외면해온 독일 가곡도 파야하고 진짜 미칩니다. 조만간 양준모바리톤의 '겨울나그네' 음반이 나온다고 하네요. 2만8천번 듣게 될거 같은데 ㅠㅠ
바리톤양준모 덕질 왜 합니까?
안 할수가 없어서 합니다.
추천드리진 않습니다. 심장에 해롭습니다.
모를 수 있음 그냥 모르고 사는 것이 좋을지도요.
그 음색에는 치사량의 뭔가가 들어 있는데 그게 뭔지를 아직도 모르겠네요. 아무리 들어봐도 세상에 이 비슷한 바리톤 소리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말하자면 실패하고 패배한 덕후의 슬픈 잠 못 드는 밤 이야기입니다. ㅎㅎ (근데 설마 이거 다 믿으시는 분 없으시죠? 대체로는 사실인데 못 잔다는게 뻥이네요. 너무 잘자서 탈이라는요. 그리고 양준모바리톤님 저의 행운 맞습니다. 인정!!! 믿기 힘들만큼 큰 행운이죠. 그의 노래는 모든 순간 '선물'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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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골레토 막공(4공) 후기 #서울시오페라단
2022.11.13.(일) 17:00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

오덕들 사이에서 전해오는 말이 있죠. '진리의 막공!!!!!!' 가수들도 오케도 막공 쯤 되면 무대가 좀 더 무르익는다. 그런 의미죠. 팀 당 2번 밖에 안한 공연이지만 B팀의 이 날 공연은 금요일 첫 공보다 좀 더 좋게 들렸습니다. 노래는 금요일도 좋았는데 막공 때는 가수들의 노래, 연기, 액팅 등 모든 면에서 좀 더 무대를 즐기면서 편하게 노래 한다는 그런 느낌 있쟎아요. (글쎄요. 모르겠습니다. 좀 더 편했던 건 가수들이 아니라 그 날 객석에 앉아있던 내 마음이었을지도요......ㅋㅋㅋ) 일단 금요일에 역대급 '양준모바리톤 리골레토'를 이미 영접한지라 같은 공연을 두 번째 보는 이 날은 보너스트랙 느낌으로 마음 편하게 볼 수가 있었네요. '이겨 놓고 시작하는 싸움' 그런 느낌이요.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는 2017년에 제가 '이윤정소프라노'의 오페라 '코지판투테'를 여기서 처음 보고 그녀에게 뻑이 갔던 홀인지라 공연 시작 전에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했네요. 그 때도 '서울시오페라단' 공연이었는데 서울시오페라단 자꾸만 대박 터트리는데 대박의 비밀은 뭐니뭐니 해도 '캐스팅의 승리!!!!!' 입니다. 가수만 좋으면 저는 오케가 무대가 좀 단촐해도 심지어 콘서트오페라여도 OK입니다. 여기서 '양준모바리톤'의 '리골레토'를 보게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결국 이런 날이 왔네요. ('내가 뭐 한게 있다고 이런 복을 받나'라는 생각을 하면서.......서울시오페라단에 감사했습니다. #박혜진단장님 3일 내내 로비에서 뵀는데 진짜 멋있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얻게 되는 것들 중 가장 좋은 것들은 오히려 노력하지 않아도 거저 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중요하고 좋은 것일수록 공짜입니다. 공기, 햇빛, 깊어가는 가을, 흘러가는 계곡 물, 높은 파도, 그리고 '리골레토'. 마음껏 바라보세요. 그 소리를 들어보세요. 공짜입니다. 티켓 샀다구요? ㅋㅋㅋ. 조기예매할인 50% 4만원. 그 정도면 공짜죠. 돈은 서울시에서 냈고 기업들이 개인이 후원했고 그런거지......이 티켓 값을 돈 내고 봤다고 하기에는 좀......메트 가서 오페라 보려면 좋은 자리 티켓 가뿐하게 60만원쯤 할겁니다. ㅋㅋㅋ. 근데 우린 비행기도 안타고 대한민국에서 이런 좋은 가수들 노래를 듣지요.
이번 리골레토 캐스팅을 보세요.
2018년에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 '리골레토'하시고 '제르몽'하신 '양준모바리톤' 클라스면 뭐 세계 최고 중의 최고 바리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젬퍼오퍼 리골레토에 캐스팅 된 가수들 보면 2008년 영상이 유튜브에 있던데 만토바가 '후안디에고플로레즈', 질다가 '담라우' 막 이래요....Wow~~메트랑 같은 급이라는요.

서울시오페라단의 이런 규모의 오페라 공연들이 앞으로 오페라가 살아 나갈 방향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큰 규모의 무대와 작은 무대의 공연이 공존하고 메니아들은 작은 무대에서 자주 열리는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그런 방향이면 정말 정말 좋겠어요. 오페라는 너무 제작비가 많이 드는 공연이니까 제작비를 줄이지 않으면 지속가능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요. 사실 유럽의 B급 극장에서 피아노 한 대만으로 반주하는 그런 오페라 영상을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데 그런 공연도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음 좋겠어요. 피아노 한대로 반주하는 그 공연에서 '카바라도시'를 노래하던 한국인 테너가 무명시절 생략하고 바로 세계 5대 오페라극장의 수퍼스타급 스핀토테너가 되어 있지요. (미라클!)

4일 간의 공연 중 금토일 3일을 내내 보면서 느낀 건데 '오케스트라'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는거요. 대편성 오케가 아니라서 사실 걱정을 좀 했었는데 가수들 노래하는데 아무 문제 없이 반주 잘 했습니다. 제가 1열이라서 대충 눈으로 스캔해 보니 23인조 오케스트라 정도 되는 듯 했어요. 키보드도 보였고요. #오케스트라디피니 Bravo!!!!!! #정주현지휘

#이명현테너 만토바 참 좋았습니다. 금요일보다는 조금 더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고 느꼈어요. 노래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음색이 부담스럽지 않고 듣기 좋았습니다.
이 역대급 오페라에는 히트 친 아리아가 한 둘이 아니지요. 대충 꼽아봐도 독창, 2중창, 4중창까지 10개가 넘어요. 그 중에서도 만토바공작의 아리아는 넘나 넘나 명곡이 많지요. 테너에게는 정말 끝내주는 롤이지요. 만토바는 나쁜놈이거나 말거나 그저 멋집니다. 타이틀롤이 '리골레토'이지만 만토바가 노래할 때는 순간 순간 '만토바'가 주인공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오페라입니다.
질다 #이혜정소프라노!!!!! 노래 진짜 잘했습니다. 리골레토 여러 프로덕션으로 많이 보셨으면 아실거에요. 매우 아름답고 특별한 '질다'였다는 것을요. 외모도 '질다'에 어울리게 청순하고, 연기도 좋았어요. 금요일보다는 일요일에 약간 더 무대가 자연스럽고 성량이 더 좋았던 걸로 느껴졌어요. 한국에서 '리골레토'를 국립오페라단에서 했을 때 '캐슬린김'이 '질다'를 했었기 때문에 그 때 한 번 보고 '질다'는 보통 저 정도 하나부다 생각하신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캐슬린김'은 세계 최고 중의 최고 '질다'이시구요. (세계 최고인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에서 HD를 여러 작품 찍으신 역대급 소프라노지요. 동양인 중에서는 그런 분이 거의 드물어요.)
여러분~ 질다가 이 정도 하는거 매우 어려운거고 대단한 겁니다. Brava!!!!!!
A팀 질다 홍혜란소프라노도 그렇고 B팀 이혜정소프라노도 그렇고 작은 체구에서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모르겠어요. 정말 저런 노래는 인간 정신의 위대한 승리라고 느꼈습니다. 저런 소리를 만들기까지 얼마나 열심히 갈고 닦았을까요? ...그저 존경스러울 뿐.....
3막 4중창에서 다소 야한 연출이 있었기에 '막달레나'역을 하신 메조소프라노가 좀 힘들었을거라 생각이 들어요. #메조소프라노임은경
연기에만 신경 쓰기에도 난이도가 상당한 액팅이었는데 노래까지 잘해야 하니 부담이 컸을텐데 참 잘하시더라구요. 연습 많이 하셨나봐요. 근데 이 날 막달레나는 야하다기 보다는 자꾸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었어요. 반면에 토요일 A팀의 막달레나는 완전 '팜므파탈' 을 보여줬었어요. #메조소프라노김순희

같은 액팅인데 A팀이 더 야했다는요. ('만토바'도 A팀 #진성원테너 얼마나 뻔뻔하게 연기 잘 하시던지.......제대로 야했다는요. 우와~~ 그 음침한 손끝연기!!! )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오페라의 타이틀롤 #양준모바리톤 이야기를 할께요.
제가 여러번 말한바 있지만 이 바리톤은 정말 음색이 미쳤어요. 다른 어떤 바리톤도 생각이 안나쟎아요.
아무리 들어봐도 이 비슷한 바리톤이 없습니다.
100명의 바리톤을 섞어놔도 한번 들으면 바로 고를 수가 있는 우주에 하나 뿐인 '절대음색'입니다.
그리고 노래하는 스타일이 약간 한이 서린 우리나라 판소리 명창스런 소리도 들리지요? (아닌가요? 나만 그렇게 느낄지도)

이 바리톤이 대단한건 나를 매번 가슴 아프게 한다는겁니다.
노래는 두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연기 또한 정말 엄청나지요.
1막부터 3막 끝날 때까지 어쩜 저렇게 같은 표정이 하나 없나 싶게 미세하게 다른 표정의 변화 보셨나요?
'손끝까지 연기하시는 준모님'이라고 내가 항상 말하는데 정말 손끝 하나도 미리 계획되고 의도된 그런 연기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연기가 자연스럽지요.
리골레토로 분장한게 아니라 그냥 리골레토 그 자체의 느낌을 주고 질다와 아버지 리골레토가 진짜 부녀지간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어요. 진짜 딸이고 진짜 아버지니까 더 가슴이 아프고 슬프고 그랬네요.

그리고 이 오페라의 관객들
질다가 카로노미 부를 때 기침하는 관객이 없어서 정말 감사!
2막에서 리골레토가 중요한 아리아 부를 때 객석이 숨도 안쉬고 몰입했던 그 공기가 너무 감동이었어요.

리골레토 막공
무대 씹어 드시는 걸로 모자라 무대를 박살내신 양준모바리톤. M씨어터 지붕 날아가는 줄 알았어요. 홀이 작아서 조금 살살하셔도 되는데......자비 없으시더만요.
공연 끝나고 나오니 로비에서 두 명의 청춘 남녀가 마이크가 어디에 숨겨져 있었냐고 대화 중이길래 제가 아주 친절하게 '오페라는 마이크를 쓰지 않는다.'고 알려 드렸더니
"와~~~그럼 성량이 진짜 대단한거네요." 하면서 놀라고 놀라더라는요. ㅎㅎ.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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