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고등이라 입시 채널같은 정보성 유튜브 아니면 종교 관련 아니면 일상 브이로그 같은 것도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요
요리 엄청 잘하고 뭐든지 못하는 게 없는 열혈 주부 유튜버 구독을 오랫동안 잘 하고 있었거든요
오늘 급발진으로 쌓였던 피로감에 구독 취소를 했어요 생각해보니 굉장히 열등감인 것 같기도...ㅋㅋ
새벽부터 일어나서 하루 종일 집안일하고
된장 고추장은 물론, 입속에 들어가는 것은 빵이고 스낵이고 다 만들어 먹고
삼시 세끼 진두지휘 화려하게 차리는 열혈 유튜버 보면서 재미도 있고 삶의 활력도 얻었었거든요.
그런데 문득, 모든 식구들이 다 퍼져있는 일요일, 저녁에 뭐 먹나 걱정하는 제 자신과 너무 대비되는 거에요.
저는 기본적으로 입이 엄청 짧고 어릴때부터 밥때문에 엄마속 많이쏙이고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잘 사는 사람인데 ㅎㅎ
아들 둘에 대식가 남편 만나 진짜 맨날 맨날 뭐해대는 게 일이거든요 아니면 뭘 사먹거나 포장해 먹거나...
저희집 남자들은 뭘 먹느냐는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고 메뉴 결정권도 다 제가 가지고 있는데 저는 식탐도 없고 먹고 싶은 것도 없어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거든요. 차라리 제가 뭘 막 먹고 싶거나 에너지라도 많으면 부엌일이 적성에 참 잘 맞을 텐데... 그러지가 못해서 내일이 괴로운 사람ㅠㅠ 주방정리하고 이런건 얼마든지하겠는데 요리자체가 즐겁기가 어려운 태생같아요. 솔직히 입 짧은 사람 입장에서는 뭘 먹어야 되지 라는 고민 자체도 너무 스트레스라...
결혼해서 거의 20년 가까이 맨날 삼시 세끼 함바집을 하고 있을라니 피로도가 올라가는...
오늘 무념무상으로 유튜브를 보다가 아 진짜 내가 왜 남 요리하는 거 이렇게 보고 있지...지겹다 지겨워~~~~하면서 구독을 취소했어요. 그냥 우발적으로ㅋㅋ 이게 뭐라고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