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사과할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다



7년전 세월호 정국 당시의 칼럼이지만 요즘 다시 읽어도 그대로인 상황이라 슬프네요.
칼럼이라는 걸 읽으며 그토록 먹먹했던 적이 없었는데...
사과란 무엇인가
사과할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공무원을 우리는 가졌는가
생각해보며 같이 읽고 싶어 가져왔어요.


일부 발췌입니다.



짧지 않은 미국 생활 중 텔레비전을 보다가 딱 한 번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드라마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청문회 실황중계였다.
증언대에 선 미국 백악관 대테러조정관이었던 리처드 클락은 9·11 사태 진상규명 청문회 증언에 앞서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9·11의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그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본 청문회에 서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또 다른 이유에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본 청문회를 통해 비로소 희생자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할 기회를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청문회장에 계신 유족 여러분, 그리고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하고 계신 여러분. 여러분의 정부는 맡은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The government failed you). 국민들을 보호할 소임을 다하지 못했고 저 또한 그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실패했고, 실패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에 대해서 모든 사실들이 규명되는 과정에서 저는 여러분들의 이해와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정부라는 거대한 괴물이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 수도 있다는 것은 명백한 반전이며, 누가 누구에게 왜 사과하는지 이토록 간명하게 밝히는 진정성은 사뭇 감동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발언이 1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회자되고, 어느 미국 드라마의 오프닝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해진 것은 놀랍지 않다.

https://v.daum.net/v/20151215212841345


최근 많이 읽은 글

(주)한마루 L&C 대표이사 김혜경.
copyright © 2002-2018 82cook.com.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