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혹시 냉장고 오래 쓰고 계시는 분 계신가요???

04년에 결혼해서 그 해 봄에 산
그 때만 해도 참 고급지던
570리터짜리 미색 양문형 디오땡 냉장고가
아직도 주방 중앙에 떡 하니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전은 뽑기라는데
어지간히 잘 뽑은 건지
지금껏 고장 없이 잘 쓰고 있는데
아무리 청소 한다고 해도
세월의 때는 어쩔 수가 없네요

솔직히 어느 순간부터는
바꾸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인지
구석구석 야무지게는 청소 안 한 것도 사실.

15년 넘어가면
멀쩡하가다도 갑자기 고장 나고 말썽부린다길래
혹시 급하면 사야지 찜해놓은
모델도 있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말짱해도 너무 말짱하네요..ㅠㅠ

물론
냉동실 전구 나가서 불 안 켜집니다
수시로 열고 닫는 야채칸 모서리 틀은
얼마전에 떨어져서 버렸고..

하지만
지금도 귀 기울여보면 소음 하나 없고
흔하게 낀다는 성에 한 번 낀 적이 없네요
아이스메이커에 물 넣어두면
짱짱하게 잘 얽고..

멀쩡한 건 어떻게 버리나 싶어서
사망선고 내릴 때까지 서보자 했는데

최근
무슨 마음이 들어서인지...

솔직히는 이런 마음이었습니다
뭘 위해 이렇게 아기고 바둥바둥일까.

아이 하나 있는 집이고
뭐 사들이는게 싫어해서 김냉 없이
지금까지도 잘 버텼는데

이번 주말 김장 하러 친정 가는데
냉장고 비워놔라 하는 엄마 말에
저도 모를 답답함이 생겼는지도

아니면
이렇게 아끼고 내일을 위해
미루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하는 마음인지도..

그렇다고
최고급 사양도 아니고
2백만원대 제품 하나 주문 해놓고

아직 배송 확인 전화 전이라
하루에도 열 두번씩 마음이 이랬다저랬다 합니다.

또 막상 냉장고 열어보니
제 자신이 답답하고 그러긴 하네요

꼭 바닥 보일 때쯤이면 뭐가 아쉬워서
손이 안 가는 소스들병에
배달 음식 오면 따라오면 같이 오는
각종 자잘한 양념들
크고 작은 밀폐용기들에는
도대체 뭐가 담겨있는 건지..

어쩌면
냉장고 바꾼다는 핑게 아닌 핑게로
싹 다 그냥 확 마...
버리고 싶은 마음인지도..

작정하고 버려 버리고 지금꺼 꺠긋하게 두고 쓰면 될까요?
그냥 이런 참에
확 바꿔 버릴까요??

혹시 저 같은 분 계시나 싶어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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