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비혼) 혼자라는 외로움. 휴가를 함께 보낼 사람이 없네요.

40 중반입니다.
혼자 벌어 혼자 잘 살고 있어요.

갑자기, 아니 솔직히 말하면 갑자기는 아니고 늘 헤오던 생각인데 내 인생이 참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애에 관심이 없었고, 그저 친구 좋네 사람 좋네..하면서
어떻게 표현하면 모범적으로, 어떻게 보면 참 지루하고 재미없게 살아온 것 같네요.
자연히 결혼 출산 같은 건 고려의 범위가 아니었고,
그냥 그렇게 대충 살아질 것 같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 가까웠던 친구들과
정말 사소한 단 한번의 다툼 같지도 않은 갈등으로 어이없이 관계가 단절된 후로 문득 돌아보니,
내 곁에는 휴가를 함께할 사람이 이제 없구나 생각이 드네요.

운이 없었던 걸까요.
나름 가깝다 여겼던 결혼을 한 이들은,
휴가를 가족이 아는 이들과 보내는 건 상상조차 하지 않는 성격들이랄까.

어쩌다보니, 같은 동호회나 모임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무리에서 제가 속한 쪽은 저런 이들만 남아있네요.
같은 모임에서 다른 그룹으로 묶인 사람들은 여태 비혼들끼리 잘 지내고 있는 듯 하고.

이제와서 과연 인생에 찐친이라는 이들을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결혼이란 제도에 가장 관심이 없으면서도
가족처럼 깊은 마음을 나눌 사람이 가장 필요한
아이러니로 무장된 인간인걸까.

마치, 짝짓기 놀이처럼 함께 무리지어 놀다가, 자 N명 이라는 호루라기 소리 후 혼자 남겨진 것 같은 기분.

다행히 제 밥벌이 하고, 내 살 집 있는 삶을 살고 있지만
어쩌면 나의 남은 인생들은 이렇게 계속 외롭겠구나 생각이 드니, 문득 참 쓸쓸합니다.

그저 넋두리니
부디 혼자라 속편해서 어쩌고 하는, 공감제로 댓글은 제발 좀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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