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부자부모

다주택자 부자부모가 있어요
세금 문제로 몇 채의 집을 처분하고 싶어했고
마침 투자처를 찾던 우리 부부가 그 중 한 채를 사기로 했어요

증여가 아니라 정상 거래
단 시세보다 2억 싸게 샀어요
원래는 1억 싼 가격으로 사기로 했는데
어차피 1억 세금으로 낸다고 그만큼 더 싸게 판다고 해서 시세보다 2억 싸게 샀어요

그 집은 부자부모가 살던 집이었고(부자부모는 따로 더 좋은 집을 가지고 있고, 세를 주고 있어요)
부자부모는 계속 거기에 살고 싶어했고 그게 거래의 조건(암묵적인)이었어요
우리는 어차피 다른 곳에 살고 있으니 굳이 그 집에 들어갈 필요 없고

대신 시세 대로 전세값을 반영해주기로 했어요

그런데 그후에 2년이 지나 전세 갱신을 해야 하는데
부모님이 말을 바꾸시네요
갱신도 시세반영도 거부하세요 (묵시적 갱신으로 그냥 넘어가라고)
당신들이 2억 싸게 줬으니 죽을 때까지 돈 한푼 더 안내고 여기 사는 거라고 

ㅎㅎㅎㅎㅎㅎㅎ

저 집 팔 때, 남한테 파는 거 너무 아깝다고
쥐고 있으면 120프로 오르는 물건이라고 
우리한테 사라고 엄청 적극적으로 권유하셨거든요

솔직히 저희는 저 집을 안 사도 됐어요
지금도 왠만한 아파트 인상분 정도는 저금하고 살고, 전문직이라 안정적이에요
(물론 미친듯이 오르던, 자고 일어나면 몇억 씩 오르던 작년에 비하면 적은 저축액입니다)

마침 몇억이 계속 은행에서 잠들어 있었고, 당시 이자는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부모님 전셋값+우리가 가지고 있던 저금+약간의 대출로 구입을 했고
다주택자로서 매년 내는 세금이 늘어났고, 요즘 후덜덜한 이자에, 떨어지는 집값이 부담이 안되는 건 아니지만

모르는 물건도 아니었고, 요즘 집값은 곤두박질 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큰 걱정은 안 해요
솔직히 증여도 아니고 정상 거래였지만, 그래도 괜찮은 물건을 괜찮게 거래했다 생각했고 감사했습니다

부모님의 유세도 웃으면서 넘겼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겼죠

근데 이번에 전세 갱신 문제로 트러블이 생기고 
저런 말을 듣다보니 
뭐랄까...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2억 싸게 팔면서 마치 증여하신 듯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랄까요
우리가 진짜 돈이 없어서 부모님 도움으로 살고 있다면 모를까, 솔직히 2억 정도에 아쉬운 상황 아니거든요
(애초에 도와주신 적도 없어요. 결혼 때도 우리 둘 힘으로 시작)

그래서 그냥 저 집을 팔아버릴까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는 제가 나쁜 사람일까요?

제가 저 집을 팔면 부모님은 저 집에 계속 살 가능성이 줄어들겠죠 
집주인 사정에 따라 나와야 할 수도 있고요 (물론 들어가 살 집 있지만, 지금 집을 워낙 좋아하세요)

지금 집값은 저희가 샀던 때랑 거의 비슷해요
다만 저희는 2억을 싸게 샀기 때문에 그만큼 아직 여유가 있어요
그래서 시세대로 팔고 그중 1억은 부모님께 드리고, 나머지 1억은 우리도 집을 사고 팔면서 든 비용이며 세금, 이자값이다 생각하려고 하는데

이런 제 생각이 잘못된 건지
부모님은 배은망덕이라고 펄펄 뛰는데 
여기 분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저희는 이거 팔고 더는 부모님과 인연을 끊으려 합니다
(외동이라 어느 정도 노후에 돌봐드릴 생각했지만, 이젠 그 생각도 접었습니다. 
돌아가시면 장례나 치뤄드리고 상속도 마음 접었습니다. 솔직히 매번 그거 언급하면서 유세 떠시는 것도 지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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