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희생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 이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이고 싶다.

김춘수 -꽃-


위패도 영정도 없는 이유는
그냥 156명이라는 숫자에 가둬두고 싶겠죠.

환하게 웃는 얼굴이 공개되고,
그 이름들이 불려지면,,
이제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진짜 그 삶을 잃었는지,
실감이 날테니까요...
대부분이 이제 20대,
그 아름다운 청춘을 잃었는 지...
156명의 얼굴을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내 딸 같고, 내 아들같고,
내 친구 같고, 내 선배 같고, 후배 같고,
내 조카 같은 그 얼굴들을 본다면...
걷잡을 수 없는 국민들의 분노가 저들을
집어 삼킬 것을 잘 알기 때문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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