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서울청장/상황관리관 동시실종 미스터리 - 김준일 뉴스톱 대표

나는 초기부터 용산구청과 서울경찰청이 참사에 대해 1차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때는 사전 예방 및 현장 대응을 주로 지적했는데 지금은 경찰 지휘라인 보고체계 문제로 옮겨졌다. 경찰 관련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지휘관 실종사건)을 간략히 요약해 보고자 한다. 
경찰은 두 가지 보고시스템이 존재한다. 하나는 기능보고. 지구대-용산서 상황실-서울청 상황실-본청 상황실로 이어지는 보고체계다. 다른 하나는 계선보고 지구대장-용산서장-서울청장-경찰청장 등 지휘라인으로 이어지는 보고다. 참사 당시  두가지 다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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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경찰이 밝힌 주요 경찰 지휘관들의 보고시간과 행적
오후 6시 34분~오후 10시: 다수의 112 압사우려 신고
오후 10시 15분: 이태원 참사 발생
오후 10시 20분: 이임재 용산서장 현장도착 
오후 11시 36분: 용산서장, 서울청장에게 계선보고
오후 11시 39분: 자리 비웠던 류미진 서울청 상황관리관 상황실 복귀
오전   0시   2분: 서울청 상황실, 경찰청에 보고
오전   0시  5분: 경찰청 상황실, 대통령실에 보고
                        (대통령실은 11시대에 소방쪽 보고 받음)
오전   0시14분: 경찰청 상황실,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보고 
오전 12시 25분: 김광호 서울청장 참사 현장 도착
오전   2시 30분: 경찰청장 지휘부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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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서는 경찰청장보다 대통령실에 먼저 보고된 것을 문제삼는데 몇 분 먼저 보고가 된 것은 사소한 문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원래 동시다발적으로 보고가 된다. 
중요한 것은 용산서장의 현장 대응 문제, 그리고 골든타임 약 80분간 행적이 묘연했던 서울경찰청장과 서울청 상황관리관(당직사관으로 이해하면 된다)의 상황대응이다. 

-서울청장은 어디에 있었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460197...
용산경찰서장은 서울청장에게 11시 36분에 보고(계선보고)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첫 보고 전에 서울청장에게 최소 2차례 보고 전화가 갔는데 서울청장이 전화를 안 받았다고 한다. 경찰 지휘관이 전화를 안 받는 상황은 매우 이례적이다. 참사 이후 전화받기까지 80분간 서울경찰청장은 뭐 했는지 입을 다물고 있다. (뒤에 여러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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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상황관리관은 어디에 있었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613163...
서울청장에 보고가 늦어진 또 다른 이유는 서울청 상황관리관이 자리를 비워서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류미진 상황관리관은 참사가 났을 때 5층 상황실이 아니라 10층 자신의 사무실(서울청 인사교육과장실)에 있었다고 한다. 오후 6시부터 오전 1시까지는 무조건 상황실을 지키도록 규정에 되어 있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상황관리관은 오후 11시 39분에 상황실로 복귀했다.

-서울청 상황실은 이미 난리가 났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2/0001809319...
그런데 YTN 기사에 따르면 서울청 상황실은 이미 참사 전후로 이태원 지구대와 용산경찰서로부터 보고를 받아(기능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다는 거다. 대응을 잘 했는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참사가 나기 전 서울청은 관련 신고가 빗발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소방당국에 공조 요청까지 했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런데 상황관리관은 부재중이었다.  역시 상황관리관의 80분 행적이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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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직업적 특성상 항상 전화를 열어놓고 지낸다. 지휘관이 전화를 안 받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런데 이미 이태원 참사로 난리가 난 서울청 상황실에서 부재중인 상황관리관에게 오후 11시 30분대에 처음 전화를 했을까. 공식적으로 안 밝혀졌지만 상황실에서는 상황관리관에게 계속 연락을 했거나 아니면 부재중인 이유를 알고 연락을 안 하다가 마지못해 했을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것은 서울청장과 상황관리관의 복귀 시간이다. 서울청장은 오후 11시 36분에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상황관리관은 오후 11시 39분에 상황실로 복귀를 했다. 왜 두 사람은 거의 동시에 연락이 닿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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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10월 29일 토요일에는 서울시내에서 역대급으로 많은 집회시위가 열렸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81/0003314059...
서울경찰청은 타시도 경찰청 소속 13개 기동대를 포함해 당일 81개 기동대를 동원해 집회시위를 관리했다. 그리고 그 집회 시위는 오후 8~9시 사이에 끝이 났다. 이임재 용산서장도 8시반까지 대통령실 인근 경비를 지휘하다가 직원들과 밥먹으러 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참사 현장도착시간은 오후 10시 20분이 아니라 11시 10분이라는 TV조선 보도가 있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48/0000381370...
서울청장 보고가 왜 중요하냐면 서울청 기동대는 서울청장과 경비국장이 부대 이동 지시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압사 참사 당일 저녁, 참사 현장 인근에서 서울청 소속 기동대 1개 부대가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청장이 빨리 보고 받아서 기동대를 인파 정리에 활용했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3552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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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일선서 경찰과 서울청 간부들은 밤이 되어 긴장이 탁 풀렸을 것이다. 광화문과 대통령실 집회를 성공적으로 관리한 서로의 노고를 치하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서울청장과 상황관리관 업무 복귀시간이 거의 동일했다는 거다. 둘이 동시에 상황을 알았다는 거고, 두 사람이 같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경찰이 수사해야 하는 것은 이들, 특히 상황관리관이 정말 근무지를 이탈하지 않고 관내에 있었는지 여부다.  정말 사무실에 있었는데 상황실에서 상황관리관에게 전화가 안됐다면 참사가 벌어지자마자 서울청 5층에서 10층으로 뛰어 올라가 보고할 수 있다. 두 사람이 도저히 전화를 받지 못할 상황이거나 다른데 정신이 팔려서 전화를 못받은게 아니면 이런 늦은 업무복귀는 설명이 안 된다. 
경찰쪽으로부터 여러 정황을 들은 게 있는데 자세히 쓰기는 힘들다. 특수본이 수사해야 할 것은 이들이 왜 정위치에 있지 않았는지, 그리고 누구와 연락을 했는지 여부다.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통해 밝혀야 하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만약 경찰이 이를 은폐하려 한다면 결국 검찰이 치고 들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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