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을 당신없이 어떻게 살라고 하는 비통한 얼굴로
집 나서는 남편 배웅하니 일 끝나는대로
후딱 오겠다며 미안해하더라구요.
얘가 이런 눈치로 여태 사회생활 하고 있었구나 싶어
안쓰럽더군요.
남편 가자마자 코스트코로 날랐어요.
좋아하는 와인이 안 보여 무난한 놈으루다 2병 고르고
연태 고량주 2병짜리 한 박스 사고
당뇨인 남편 때문에 살 엄두도 못 냈던 헤이즐넛 모카케익도
한 판 사고 연어회에 곰표 오징어튀김까지
야무지게 챙겨 집에 오자마자 브라탑부터 벗어던졌어요 ㅋㅋ
아무리 남편이라도 집에서 노브라로 있기는 불편해서
늘 강제 장착하고 있었거든요.
세안할 때 쓰는 머리띠로 앞머리까지 훌떡 까고나니
이게 뭐라고 날아갈것처럼 편하고 좋더군요.
새치가 더 많은 앞머리 보여주기도 싫고
나이 들어 넙데데해진 얼굴은 나 혼자 보기에도 괴로운터라
이걸 못 해보고 살았네요.
어제는 4시부터 와인 반병에 연어회 먹어주고
밤엔 깐풍새우 배달시켜 연태고량주랑 먹으며
넷플릭스에서 기예르모 감독의 신작 단편들 봤어요.
오늘은 9시 넘어 느즈막하게 일어나 이케아를 갈까 그냥 집에서
냥이 옆에 재워놓고 뜨개질을 실컷 할까 고민중입니다.
눈 나빠지고 몸에 안 좋다고 뜨개질 하는거 남편이
안 좋아해서 실컷 해보지도 못 했거든요.
왜 자꾸 남편은 전화해서 빨리 갈게 소리 하는지
이 센스를 어디서부터 가르쳐야할지 거참...
다른 집 남편들은 한 달 넘게 해외출장도 잘 가던데 ㅜㅜ
오늘 저녁엔 김치찜 시켜서 쏘맥 말아먹을 예정입니다.
생각만해도 설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