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딸아이 아르바이트하는 걸 괜히 허락했나봐요.

얼마전 대학생인 딸아이가 학교근처 식당에서 서빙아르바이틀 해보고 싶다고하더라구요.
찾아보니 평범하고 깔끔해보이는 식당이길래 세상 경험 해보라고 허락했어요
그런데 집에와서 있었던 일들 얘기하는 걸 들어보니 주방에서 일하시는 아주머니가 좀…이상하시더라구요.
예를 들어 많이 바빴던 날은 식당주인이 간식거리를 사다주거나 시켜주는 모양인데 그 아주머니가 딸에게 너가 먹고싶지 않아도 일단은 먹는다고 하고 절대 안먹는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몇번이나 신신당부를 하더래요.
왜그래야 하냐고 물어보니 안먹는다고 하면 다음부터 안사다주니까 일단 받아놓고 남겨두면 자기가 가져간다고 했대요. 그래서 먹기싫은 걸 억지로 먹은 적도 있었다고 하네요.
또 한번은 요즘 라면 5개들이 한봉지가 얼마정도 하는지 물어보더니 자기가 집에서 남는 라면이 있어서 점심거리로 5봉지 가져왔으니까 그 가격만큼 포스에서 돈을 꺼내오라고 했대요.
딸애가 직접 꺼내가시는게 좋겠다고 하니까 자기는 포스 만질줄 모르니까 장부에 딸애랑 같이 점심먹은거라고 적어두고 꺼내오면 된다고 했다네요.
주방 식재료도 그 아주머니가 발주하는 모양인데 집에서 쓴다고 몰래 가져가고, 딸아이 얘기를 들어보면 속된 말로 가게에서 어떻게든 하나라도 더 뜯어먹으려는 사람같아요.
이러면서 딸애한테는 가게주인은 부자인데 자기가 그 사람들 좋은 일 해줄 필요있냐는 식으로 정당화시키며 얘기한다네요.
게다가 아직 어린 딸애한테 같이 일하는 분들 험담을 틈만 나면 한다고 하고, 이밖에도 이건 아니다 싶은 일들이 있어서 일단 거기는 그만두라고 했네요.
딸애가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그 아주머니같은 사람은 처음 본다고 너무 눈치가 빠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다 읽히는거 같아서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표현하네요.
저도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나봐서 아는데 평생을 남 눈치만 보고 살아와서 늘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고 주위 사람한테 뭐라도 하나 얻을 거 없나 살피는 사람들말이죠.
딸애가 그동안 공부만 했지 노동으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라 그런 경험도 한번 해보라는 뜻이었는데 이런 사람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괜히 허락했나 후회도 되고 앞으로 살아가면서 언젠간 만날 수도 있는 부류의 사람들일텐데 이것도 경험이다 생각해야 하는지 어쨌든 참 속상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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