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마음이 허해요.

40대 초중반 아니 중반
대기업에서 자리잡았고, 남편도 그렇고
바쁘지만 시간 허투루 쓰지 않고,
일도 잘하고 돈도 잘 벌고 집도 좋은집 예쁘게 꾸미고 살고 제 관리도 잘 하고 살아요.

아이들 교육도 신경 많이 쓰고 시간관리해주고, 평일에는 이모님 덕분에 집안일 걱정 안하고 퇴근하면 아이들 숙제 봐주고 하루 마무리해요.
주말에는 오전 시간 일어나자 마자 가족들 집밥다운 아침밥 차려주고 오전에 집안 청소 끝내고 아이들 운동 체험 수업 스케줄 관리하면서 틈틈히 피부과며 피부관리실 네일 미용실 속눈썹 펌 매주 일정 짜서 시간 쪼개가며 관리하죠.

회사 일도 재밌고 성격이 쿨+둥글해서 회사 인간관계도 적당히 거리 유지하며 잘 지내고 인정도 받아가며 회사 생활도 즐겁게 하고 있고
집은 집대로 저는 저대로 빈틈없이 관리하며 살고 있어요.

근데 요즘 뭔가 투두둑하고 터지는 느낌
겉으론 안그런데
지겹다는 생각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들곤 해요.
아이들 상위권인데 제 눈에는 의지나 근성이 보이지 않아요.
남편도 회사일에 치여 제 발등 불 끄느라 정신 없고..
제가 잠시라도 손을 놓으면 엉망이 되는 아이들 스케줄과 숙제 시험. . 집상태..
홀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이기분이..
불현듯 지긋지긋하다는 말이 튀어나와요.

그 많던 에너지가 방전된 느낌이랄까요.
어린시절 책속에 파묻혀 예술에 감동하며 살았던 소녀가 생각나요.
친구들과도 좋았지만 혼자만의 시간 나를 채워가던 그 시간의 내가 이제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데... 잊고 살았던 그때의 내가 왜 자꾸 떠오를까요.
오로지 혼자였던 그때의 내가 그리워서일까요.
나에게 기대어 있는 모든 것들이 갑자기 버겁고 지겹고...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하는 지금의 내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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