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대중교통의 계륵, 임산부석 : 대중교통 임산부석 개선 방법에 대하여

*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공간입니다. 예의 갖춘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예의를 갖추기 어려우시면 차라리 못 본 척 하셔도 괜찮습니다.)

# 약자 배려석이 꽤 많다.

사실 대중교통에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좌석이 꽤 많습니다.
지하철의 경우 네 귀퉁이 자리는 '약자 배려석'이고 가운데도 문 바로 옆 자리는 임산부 전용석입니다.
그러니까 지하철 차량 한 량에 '약자 배려석' 열두 자리, 임산부 전용석 두 자리(가끔 네 자리?)해서 거의 열 네 자리가 교통 약자를 위해 주어져 있습니다.
버스의 경우에도 적게는 두 자리에서 네 자리 정도까지 약자 배려석이 있는데 거기다 또 임산부 배려석이 한 자리 정도가 빠지게 됩니다. 가뜩이나 요즘은 의자 자리수도 옛날처럼 많지 않은데도 말이지요.
이렇다 보니 어떤 분은 그냥 아무나 앉았다가 교통 약자가 오면 비켜주자고 하지만 약자인지 티가 안 나는 분도 있고 딴 데 신경쓰다 보면 교통약자인지 모를 수도 많습니다.(물론 아예 잠을 자거나 자는 척 하는 양심불량자는 전혀 다른 문제이니 제껴 두고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그게 또 핑계가 되어 교통 약자 배려석이 아니랍시고 교통약자를 봐도 아예 생까는 몰염치한 일까지도 벌어집니다.


# 자꾸 규제와 강제의 의존하는 게 좀 마음 아프다.

그래서 자율에만 맡기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보니 암묵적 규칙처럼 그 자리들을 아예 비워두게 홍보를 하는데 그렇다 보니 또 사람이 많고 그 자리를 이용할 교통약자가 없음에도 그 자리는 비어 있다는 것 때문에 싫어라 하는 사람도 있고 여러가지로 말이 많습니다.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굳이 교통약자가 아니고 교통약자 배려석이 아니더라도 서로 양보해 주고 하는 것이 사회 미덕으로써 이뤄질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흔히 하고 있는 안내방송 뿐만 아니라 자발적인 참여를 위한 꾀들을 모아보면 틀림없이 참신한 꾀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그래도 아직은 그런 배려를 할 마음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서울 지하철의 보기를 들어, 임산부 뱃지를 달고 있어도 안 비켜 준다는 글들도 꽤 보입니다만, 정말 죄송하게도 저는 그런 분들이 이해됩니다.
비록 임산부석은 아니었지만 지하철에서 책 보느라고 앞에 배가 불룩한 임산부가 서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내릴 때가 다 되어 눈을 들었을 때야 알고 화들짝 놀랐던 적 있습니다.(사실 종이가방까지 안듯이 들고 있어서 눈여겨 안 보면 알아채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고 봅니다.)
얼핏 왜 옆 사람들 가운데는 이걸 본 사람이 없었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사실 다른 사람(더더구나 다른 사람의 작은 물건)을 눈여겨 보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서양권 일부에서는 임신을 하면 임산부를 표시해 주는 옷을 입는 걸 추천한다고 들었습니다.(단순히 펑퍼짐한 옷이 아니라 배에 태아 그림이 그려져서 쉽게 알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부딪히거나 하지 않도록 다른 사람이 좀더 조심해 줄 수 있도록...

이렇듯 심보가 나빠서 배려를 안 하는 건 좀 다른 문제이고 배려를 해 줄 뜻이 있는 사람에게는 충분히 알려줘야 하는데 임산부 뱃지 정도는 잘 눈에 띄지도 않을 뿐더러, 저는 색깔 구분없이 자리 뒤에 스티커만 붙어 있는 임산부 석에 앉았다가 맞은 편에도 그런 표시가 있는 것을 보고 혹시나 싶어 확인해 보니 그 자리가 임산부석이었다는 걸 알고 옮긴 적도 있습니다.
이처럼 사람이 굳이 신경쓰지 않으면 뻔한 것 혹은 꽤 큰 것도 놓치는 수가 많습니다.


# 대중교통 임산부석 개선 방법에 대하여 : 부산 지하철(부산김해경전철)을 본보기로 삼아

위에 적은 것처럼 약자를 배려하는 좌석들이 꽤 많다 보니 뜻하지 않게 그에 대한 불만도 꽤 있습니다.(물론 대부분 그 뜻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압니다만,...)
그래서 요즘 흔히 쓰는 블루투스나 이런 기능을 이용해서 임산부가 가까이 가면 임산부 좌석에 불이 들어오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는 벗에게 말했더니, 부산 지하철에 달려있는 분홍색 장치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알려 줬습니다.(아, 아이디어 도둑 맞았습니다. ^^;;)


구체적인 방법이야 꾀를 모으면 훌륭한 꾀가 많이 모일테니 굳이 거들 까닭은 없겠습니다만, 거칠게 대충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먼저, 서울시 지하철 같은 데서 하는 것처럼 지하철을 탈 때 임산부 카드를 보여주고 임산부 뱃지를 받아서 임산부 석을 이용하는 것은 여러가지로 걸림돌이 많다고 봅니다.
우선 매번 그러기에는 불편하기도 하고 임산부 뱃지가 무슨 암행어사 마패도 아니고 그걸 또 남에게 들이미는 것도 무척 남사스러운 일일 테고요...

그래서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병원에서 임신 진단을 받으면 바로 등록을 해서 임산부 뱃지를 받고 그 뱃지에는 일력번호가 있어 자동으로 활성화되도록 하고요...
혹 임산부 뱃지가 거추장스럽거나 하다면 바로 등록해서 일련번호 발급하고 그걸로 스마트폰 앱을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뱃지나 앱이 있는 채로 임산부 석 가까이 가면 임산부 석에 빨간 불이 들어오도록 하면 특히 임신 초기에 티가 나지 않는 임산부들에게 무척 편하고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남자 분들은 잘 모르실 수도 있습니다만-저도 들어서 아는 사실...- 임신 초기에는 티도 잘 안 나서 배려 받기도 어려운데 그래서 외국에서는 임산부 표시 옷이 있다고 합니다.
그 옷을 입고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부딪히거나 하는 것에 좀더 주의를 할 수 있도록...
특히 임신 초기에는 정서적으로 무척 예민해 지는데, 배려 받지 못 하거나 혹은 임산부 티도 안 나면서 임산부 석에 앉아 있는 게 눈치 보이는 것 같은 상황에서는 눈물이 나기도 한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아마 경험 있으신 여성 분들은 폭풍 공감 하실 듯...)
이런 경우에 앉아있는 임산부석에 불이 들어와 있다면 비록 표시는 안 나지만 누가 봐도 '아, 저 사람이 임산부여서 임산부석에 앉아 있나보다'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눈치 줄 일도, 서럽고 억울하게 눈총 받을 일도 없겠지요.

사실 '공식적'인 교통약자는 아니더라도 배려받아 마땅한 사람들은 참으로 많습니다.
일터에서 힘들게 일하고 파김치가 되어 대중교통을 탄 사람,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학교에서 시달리다 늦게 하교하는 학생들,...
그런 사람들은 사회적 합의로써 배려해 주는 것이 옳고 그런 분위기를 좀더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까지 공식적으로 배려하기는 어려우니 역시 '약자 배려석'은 어떻게든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끔은 '경로우대석'으로 인식되는 '약자 배려석'은 확실히 교통 약자 모두를 위한 자리로 인식시키고(그런 점에서 '약자 배려석'이라고 부르고 있는 건 참 잘한 일입니다.) 그 자리의 끝 자리(세 칸 가운데 문 쪽 자리)에 표시 장치를 달아서 임산부가 있을 때에는 임산부 전용석으로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아울러 요즘은 휠체어 같은 것을 위해 '약자 배려석' 자리를 아예 비워두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도 무척 좋은 방법이긴 합니다만, 제 생각에는 평소에는 접혀 있는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는)간이의자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사람이 많을 때는 그 자리에도 사람이 설 수도 있고 휠체어가 있을 때는 휠체어를 고정할 수도 있으면 가끔 자신이 교통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의자를 펼쳐서 앉을 수 있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바탕 자료를 찾아 보다 얽힌 글이 하나 있어 덧붙입니다.
<임산부 배려석 '핑크라이트', 부산은 되고 서울은 안 되는 까닭> :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9413232&memberNo=30808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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