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결혼 앞둔 아들한테 서운한데 내가 속이 좁은건지...

17년도에 취직해서 독립한다길래
(만성질환이 있어서 특별한 치료 약이 없고 저염 집 밥 먹는 게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 학교 앞으로 이사 왔고 아이는 한 끼는  친구들과 교류도 해야 하니
학교에서 먹고 하루 두 끼는 꼭 집에 와서 먹었어요.)
출퇴근 해 보고 힘들면 그때 독립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본인이 대출 받아 전세 계약 하고 이사 가기 하루 전 날
제가 일 하는데 카톡이 왔어요.

"내일 이사 갑니다."
둘째에게 톡 해서 내일 형 이사 가는데 도와줄 수 있냐 물으니
가능하다고 해서 퇴근 후 잠도 못 자고 챙겨 줄 수 있는 대로
챙겨 주고 출근 했어요.
둘째가 함깨 가서 집 사진 찍어서 보냈는데
내 또래에 비해 쿨하고 독립적인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들한테 상처 받았어요.
자식을 독립 시키는 것이 부모의 최종 목표이기는 하나
돈 벌게 되었다고 독립도 카톡 통보로 끝이구나 하고 서운했었죠.

하지만 끼니며 빨래며 챙기지 않게 되니 세상 편하기는 하더군요.
한 달에 두 번은 와서 집 밥 먹고 반찬 꼬박꼬박 챙겨 가요.

사귀는 여자 친구 있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결혼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여자 친구네는 인사 했냐니까
우리 집에도 안 했는데
정식으로 한 건 아니고
여자 친구가 2년 동안 시험준비 할 때 많이 챙겨 줬다고
부모님이 밥 먹자고 해서 먹었대요.
(으응? 그게 인사지?)
내년 언제쯤 결혼 하려 하는데 5천만원 지원해 줄 수 있냐고.
오피스텔 한 번 옮길 때 대출 갚으라고 5천만원 입금해줬었거든요.
자기가 모은 돈과 5천 지원해 주면 이리저리 전세 마련하겠다고.

그리고 나서 연휴 동안 결혼식장 보러 다닌다고 하더니
시간대를 물어서 오시는 손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하는 거라고 답하고
집에 왔는데 날짜 정해서 예약 했대요.
그러면서 여친 인사 시킬 날짜가 언제가 좋냐고 묻는데
말이 좋게 안 나가더군요.

여자친구 부모님은 이미 만났고
결혼 날짜 정하고
돈도 지원해 달라고 하고
마지막에 인사 시킨다니 난 이미 기분이 나빠져 버렸다고 대답하고
저녁 먹고 차 마시고 자기 집으로 갔어요.

일요일이었는데
수요일 저녁 전화가 와서(특별한 일 없으면 그냥 카톡 주고 받아요)
여자친구랑 얘기했는데 자기네가 결혼식 예약하는 거에 급해
순서가 바뀌어 부모님 기분 상하게 한 건 사과해야 할 거 같아서 전화 했대요. 
사과해도 기분 나쁜 것은 마찬가지라니
그래도 사과는 해야 하는 게 맞는 거라 전화 했다고 해서
넌 독립할 때도 그렇고
결혼 날짜 잡는 것도 그렇고
그냥 그게 너라고 생각한다고 잘 지내라고 하고 전화 끊었는데
(지원이나 해달라고 하지 말던지.)
다들 자식 결혼 시키면서 이런 저런 서운한 마음이 드는 건지
서운한 마음이 드는 내 자신이 속상하네요.
남편은 아무 생각 없어요.ㅎㅎ

자녀 결혼 시킨 선배님들 댓글 보고
원글 내용은 지우겠습니다.
마음 공부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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