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도깨비터에 살면서 겪은 희안한 일들

작은 상가를 사서 1층은 세를 주고 2층에서 생활해요.
1층 상가 중 한쪽집 끝이 불에 그을린 자국이 있어서 물어보니까 예전에 불이 난적이 있었다고. 창고처럼 쓰는 공간만 불에 그을렸고 나머지 부분은 싹 수리를 해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어요.
우리가 이사오고 나서 어느날 새벽 안방화장실 벽에서 물이 콸콸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거예요. 자는 남편 깨워서 누수가 있는것 같다고 하니 사람 부르라고. 담날 아침 누수업자 불렀는데 그분도 물소리는 들리는데 계량기 안돌아가고 아래층으로 물이 흐르질 않아서 갸우뚱하고는 그냥 갔어요. 며칠동안 계속 이러더니 갑자기 소리 안나서 다행이다 하고 살았구요.
이사하기전 2층은 전체 리모델링 했는데 아래층으로 물이 새더군요. 화장실 다 까고 누수잡고 다시 타일 욕조 공사하고. 주방쪽은 싱크대 안쪽이라 새로 한 싱크대 뜯어내야한다고 해서 남편이랑 둘이서 싱크대 안쪽 판을 제거하고는 수리했구요.
그후에 저에게 이 집을 판 할머니를 길에서 만났어요. (같은 동네 살고 있어서 만날 확률 많음) 이사하니까 좋죠? 집이 따뜻하죠? 등 일상적인 대화를 하던 중 할머니가 갑자기 거기가 도깨비터라고. 이랬다저랬다 한다고. 겉으로 담담한척 그러냐고 하고는 헤어졌어요.
그뒤로도 진짜 우리집은 공사하는 분들이 말도 안된다 소리 하는 일이 많았어요. 갑자기 보일러에 연결된 배관에서 물이 분수처럼 솟구치고. 샤워기에서 물이 줄줄 새서 교체했는데도 또 줄줄... 샤워기를 통으로 바꿔야하나 싶을때 물 새는거 멈춤.
1층 상가분들 중에는 장사 넘 안되서 나가겠다고 하신 분이 재료남은것만 다 털고나서 접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장사가 그때부터 완전 잘되서 옆에까지 자기가 사용했음 좋겠다고. 넓히고 싶다고 했는데 그때부터 또 장사 안되고.
진짜 이랬다 저랬다 이랬어요.
저 가끔 속으로 도깨비님 잘 부탁드립니다 말해요.
안심하고 있을때 꼭 일 생기고. 동분서주 정신없을라고 하면 다시 잠잠해지고.
제가 많이 아팠거든요. 근데 이집에 이사와서부터는 많이 좋아졌어요. 진짜 주위에서 놀랄정도로 많이 좋아졌어요. 안아프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겠죠. 어지간한 일에는 이제 눈도 깜짝 안할정도로 담대해졌다고나.
자기한테 맞는 터가 있다는데 전 잘 맞는것 같아요. 위기가 오면 극복할수 있는 체력도 생겼고. 그덕에 심장도 좋아지고 정신력이 강해진것 같아요.
이집을 시부모님이 보시고 바로 계약하셨어요. 저는 아팠고 애아빠는 한시도 자리를 비울수 없는 직종이라 지방에서 시부모님이 올라오셔서는 이집 보고서 그자리에서 뭐에 홀리셨는지 바로 계약했거든요.
근데 잔금 치를때 일이 꼬여서 난리도 아니었구요. 이집 공사할때 시부모님이 오셔서 공사 총괄하셨는데 옆집이랑 싸움이나서 진짜 누구 하나 죽겠다 싶을정도로 아버님 극대노 하시고. 저는 아버님 쓰러지실까봐 가슴졸이고.
지금도 이상한일은 계속 일어나고 있어요. 두꺼비집 차단기 계속 떨어져서 보니까 세탁기만 쓰면 그러길래 세탁기 as 받았는데 이상없다고. 그래서 세탁기 다시 쓰는데 잘 돌아가고 전기도 안내려가고. 그러다 냉장고가 갑자기 고장나서 사람 부르고. 냉장고 멀쩡해지니까 다시 세탁기가 안되고. (이사할때 산 가전이라 연식도 얼마 안됐는데 이상하죠...)
지금은 아예 세탁기 사용안하고 있어요. 빨래방 가서 하고 와요.
남편은 as기사 다시 부르라는데 안부를려구요. 세탁기탓이 아닐꺼라는 강한 믿음이랄까요. 당분간은 빨래방 가서 해결하고. 큰애 입시 끝나면 그때 세탁기 돌려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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