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애들 키우다 보니 내가 얼마나 편협하게 살았나...알게됨

아이 둘 키우는데요.
저희 부부는 둘다 문과대 출신이고요.
저희 포함 주위에 다 가방끈이 길고, 
주로 연구 공부 가르치는 직업이에요
비슷비슷..

근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사람 참 다르구나 싶어요
우선 큰 딸 성격이 정말 와.....내가 젤 싫다하는 유형인거있죠.
완전 공감 못하는 스타일. 극 사고형.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이가 못된건 아니고 진짜 뇌가 그쪽으로 발달이 안되었어요.

둘째는요, 또 내가 어린이집 큰애 보낼 때 거기서 제일 말썽꾸러기였던 애들.
즉, 말 디게 안듣고, 천방지축이라 혼자 속으로 부모가...했던 그런 행동들을
얘가 하네요. ㅠㅠㅠ
결국 둘째는 adhd와 인지기능 지연 등의 진단을 받았고요
얘를 잘 키우려다보니 이쪽 공부도 하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장애인이나 소수자에게
관심도 없었고, 관점도 내 중심적이었고
선 긋고 살았다는 거 느끼고 반성이 되더라고요. 

큰애는 공부를 곧잘 했는데 예체능으로 급진로 전환하더니
이번에 고3인데요
와....연기과 왜이렇게 센가요
우리 때 서울예대 이런데 정말 공부 관심없는 애들만 가는 줄로 알았는데
우리 아이도 전문대에 원서를 3개나 냈고요
내신이 남아도 (저에게) 듣보였던 그런 학교까지 여러 개 쓰게 되더라고요.
아이가 먼저 그런 대학에 원서 낸다고 했을 때 깜짝 놀라고, 
거기 붙으면 갈거야?했는데
나중에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경쟁율이 어마어마어마.....
몇백명 중 몇명만 뽑는데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될까 싶고,
내가 그동안 예대, 연영과 애들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싶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 부부 너무 자기 우물에만 살았구나 싶어서 부끄러웠어요. 

아이에게 사과했어요
엄마아빠 옛날 사람이라 그랬고, 너무 경쟁률 높고 어려운 길 택했으니
그저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당락에 상관없이 너는 참 괜찮은 놈이고, 엄마 아빠가 할수 있는데까지 밀어줄게...일케요.
휴....
어디 붙으려나 모르겠네요. 

암튼, 애들 덕분에 또 낮아지기도 하고 새 세상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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