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자녀 다 키우신 분들께 질문해요.

부모는 아이를 무조건적으로 믿어줘야 한다고 해요.

마치 땅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굳건히요.

자녀의 어떤 모습을 봐도 넌 해낼거야, 넌 잘 될거야, 분명히...

게으르고 의지도 없고 비도덕적이고 비양심적인 모습에도

무조건 널 믿는다, 믿는다...가 과연 효과가 있나요?

효과의 유무와 관계없이 부모라면 그렇게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알겠어요



제 부모님이 그렇게 자녀를 키우셨어요.

무조건 넌 잘될거야, 해낼거야...근데 별로 성과가 없었어요.

언니는 비행에 비행을 거듭하는 이상한 청소년에서 이상한 어른이 됐고, 공부를 비롯해 뭐 하나 잘하는 것 없던 오빠도 하루하루 근근히 사는 힘든 형편의 어른이 되었어요.

그나마 겉보기에는 제가 제일 나아요. 일단 큰 돈걱정은 안하고 살아요. 저는 손 안가는 아이였어요. 엄마가 그랬어요. 남한테 싫은소리 듣는거 극도로 싫어해서 아예 싫은 소리, 잔소리 들을 일을 만들지 않았어요. 공부도 스스로 알아서 했고 잘했어요.

제가 잘해서가 아니라 타고난 성격이 그래서 이만큼이라도 사는 거겠죠.



제가 자녀를 낳아 길러보니 무조건 믿어준다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알겠어요. 누가봐도 빤한데 내속에서 나온 내자식이라고 무조건 잘될거라고 믿어주고, 말해주는게 잘 안돼요.

아주 극악무도하고 죄질이 불량한 살인자, 범죄자들도 분명 믿어주는 부모님 밑에서 사랑과 지지를 받고 성장한 사람들도 있을거에요. 그들의 부모는 자식이 감옥에 있어도 여전히 자식이 제자릴 찾을거라 믿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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