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오페라덕후의 오페라 후기 2탄(10.2.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이야기 막공)

오페라 망해서 오페라 못 볼까봐 82에서 오페라 전파하는 오페라 덕후에요. 
(이쯤되면 국립오페라단에서 표창장 하나 줄만도 한데 말이죠....ㅋㅋㅋ)

지난번에 후기 1탄 올린거 안 보신 분은 그거 먼저 꼭 보셔요. 

진짜 엄청난 걸 보고 와서 제가 감격해서 올린 후기.....(후기가 아니고 거의 첫사랑 연애 편지요.....)
링크는 댓글에 할께요. 

제목:  쓸데 없이 진지한  오페라  후기(10.1. 예술의전당  오페라 극장)


오늘 그 후기의 주인공 이윤정소프라노의 ' 인형의 노래' 10.1. (토) 실황 영상이 국립오페라단 유튜브에 떴길래 

겨우 진정했던 제 심장이 또 나대고 있어서 2편도 올려봅니다. (2편은 강혜정 소프라노)

물론 현장에서 직접 들은 소리는 이런 소리가 아니에요. 
오페라는 마이크를 안쓰기 때문에 아주 좋은 울림이 있는 자연스런 소리를 느낄 수 있어요. 
현장에서 직접 들어보셔야 해요. 유튜브로 듣는 소리는 사돈의 팔촌도 아니에요. 

***말도 안돼~~~ 이건 완벽한 피치의 하이G야 !!!! (마술피리 밤의여왕 아리아 최고음 하이F보다 한음 높은 음이에요.)

소프라노 이윤정 인형의 노래 :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2022.10.1)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실황 영상
    
         https://youtu.be/Irrp_oxSC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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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탄 후기에요. (며칠전에 써놨던 건데 부끄럽지만 한 번 올려봅니다. )

2022. 10. 2. (일) pm3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4공=막공)


감격의 막공 후기


 토요일에 호프만의 이야기 3공을 보고 돌아와 호텔 방에 혼자 누웠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 3년간 코로나 때문에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고, 그나마 열린 공연들도 조심하느라 거의 가질 못했다.

(내 인생에서 3년이 지워진 기분과 우울)

직장에서는 사내 메신저가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업무 출장 이외 타지역 방문을 자제하라.'고 사흘이 멀다하고 징하게도 울려댔는데ㅠㅠ

올해부턴 그런 메신저가 사라지고 공연을 보러 다니고, 호텔에 잘 수 있게 되었다.

지난번 시칠리아섬을 시작으로 재개된 내 오페라 관람이 이번엔 드디어 호텔 잡고1박2일 !!!

너무 좋았다.


외롭고 싶진 않은데, 혼자 있고 싶었나 보다.(아!!! 자유!!!!)


 나 서울 가서 1박2일 한다고 했더니 '나는 어떡하냐?' 고 나라 잃은 표정을 하던 남편이 3초 정도 생각나기도 했지만, 내 머릿속에는 오늘 내가 들은 '올림피아'의 아름다운 소리와 내가 내일 들을 '올림피아'의 소리만 멤돌고 있었다. 


내일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의 최애 소프라노 중 한 분인 '강혜정소프'가 '올림피아'로 '인형의 노래'를 부르는 날이다.  Wow~~


드디어 일요일. 막공의 날이 밝았다.  

내가 지난 몇 달을 기다린 순간이다. 

오페라하우스에 일찍 도착해서 로비에서 얼쩡 거리는 내내 심장이 빨리 뛰고 긴장이 되었다. 

'아놔~ 얘 또또 이런다. 누가 보면 지가 노래하는 줄 알겠다. 정말.' 

강혜정소프라노의 실력을 믿었지만 오페라 실황에서는 변수가 많다. 특히 관크ㅠㅠ 금요일 공연에서 기침 하는 관객이 많았다는 불만 후기를 보았기에 제발 제발 관객들이 협조해주기만을 기도했다. 


드디어 막이 오르고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시작했을 때 

오케 소리 좋았고, 지휘자님 멋있다.

나는 어제도 오늘도 1열 '중간 블럭'이었다. 

합창도 좋고, 주연 조연 노래 다 잘하시고

안토니아 '김순영 소프라노'는  오페라 중반부에 '신들린 연기'로 보는 사람 가슴을 미어지게 하고, 우와~~ 진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3년 전에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을 2번 보았고 이번에 2번 보면 합이 4번이라 이번에는 구석구석 안보이던 것들까지 디테일이 눈에 잡혔다. 우와~~ 저기서 저렇게 하는구나. 잘한다. 대단하다. 감탄 감탄하며 보았다. (가장 많이 감탄한 건 당연히 3공 때 봤던 우리 양준모바리톤님! 이 분의 소리와 연기에 대해서 내가 쓰고 싶은 후기만 해도 미니 시리즈 16부작 분량이지만 사람들이 미쳤다고 할까봐 난 일단 말 안하기로 함, 혹시 나중에 하나씩 다 말할지도.....)


그런데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단 한가지 내가  화가 난 부분. 무대와 관객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그 모기장. '조명막'이랬던가? 

그걸 가려놓고 거기다 영상을 쏘아댔는데 1부만 그랬음 몰라도 공연 끝까지 그 막이 걷히질 않았는데, 난 아무리 봐도 그 막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가수의 소리를 왜곡 시킬 것 같았다. 

나는 이런 무대 연출이 싫다. 

환상적인 분위기고 뭐고 간에 가장 중요한건 '노래'다. 

관객에게 도달되는 소리를 방해하는 연출은 범죄행위다. 


난 오페라를 보러 갈 때 절대 화장을 안하는데 그 이유는 소리가 귀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내 얼굴로 눈으로 피부에 흡수되는 것도 같고, 그 소리의 진동을 직접 느끼고 싶어서다. 화장이 한꺼풀 가리고 있으면 그 진동과 소리를 내 피부가 직접 흡수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인데, 그런 나에게 무대와 관객 사이를 시종일관 가로막고 있는 저 답답한 모기장이 얼마나 기가 막혔을지를 상상해보라. ㅠㅠ.

그 모기장 때문에 3공때 우리 양준모바리톤님 맨 얼굴도 못 보고ㅠㅠ 이거 뭐냐고요?


내가 3년 전에는 이 모기장에 대해 정말 극 분노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이미 알고 갔으므로 상당부분 체념 포기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또다시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ㅠㅠ. 

최근 오페라들이 유럽 쪽도 연출이 노래를 방해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연출이 무슨 짓을 할지  늘 불안하고 차라리 '콘서트오페라'가 맘 편할 정도다. 


일단 이 정도로 이야기 하고 이제 오늘의 하일라이트 내가 가장 기다렸던 순간

1부에서의 강혜정소프라노의 '올림피아'  '인형의 노래'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결론만 말하자면 이 날 강혜정소프의 '올림피아'가 막공 찢었다. 

아름답고 완벽하고 유려한 고음으로 무대 확실히 찢음!!!!!!


워낙에 음색이 맑고 아름다운 분인줄 그리고 노래 잘하는 분인줄 난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인형의 노래'를 부르니 진짜 음색이 음색이 평소보다도 더 더 미치게 아름다웠는데 

음색이 아름답다는 다른 소프라노들과 비교해서 이 분에겐 아름다움 뿐 아니라 소리에 '예쁨'이 더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그냥 음색 그 자체로 인형이 되어버림. Wow!!!


이런 소리는 그냥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인형의 노래 중간쯤 노래를 멈추어도 좋을 정도였다. 

그녀의 우월하고 우월한 인형의 노래가 끝난 순간

'Brava~~~~' 

전날에 너무 놀라서 어버버 하다가 못 외친 'Brava'를 이번에는 크게 외쳤다. 


난 '강혜정소프라노'가 잘 할 걸 알고 있었지만 

설마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다. 당신이 무엇을 상상하던 내가 그 날 들었던 것은 그 이상의 소리다. 


우주를 정복할 아름다운 음색, 우주에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소리를 듣고 왔다. 


전날에 이어 또 한번의 선물. 

2022.10.2. 일요일 오후에 강혜정소프라노가 선물해 준 그 소리와 그 무대는 '내 인생의 명장면'이다. 

토요일 '이윤정소프라노'와  '강혜정소프라노'를 굳이 비교한다면 누가 더 좋았을까?

절대 고를 수 없다. 

두 사람 중 한 명만 한 번 더 들어볼 수 있다면 누구를 고를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이다. 두 분 다 한 번 더 듣던지, 아님 두 분다 안 듣는 편을 택하는게 나을 것이다. 


내가 이 두분의 소프라노를 좋아하는 것은 그 아름다운 소리에 묻어 있는 정직과 용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을 속일 필요 없는 절대적인 좋은 소리가 가진 힘이다. 


국립오페라단 다음 오페라는 '라보엠'이다. 

기다려 지는 최고의 캐스팅이지만 '라보엠'을 예매할 때면 웬지 마음이 허전해진다. 크리스마스 겨울. 

쓸쓸한 바람과 함께

또 이렇게 한 해가 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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