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높은 파도에 내리는 비를 보며 출근하는 여자

매일 아침 남에서 북쪽으로 동해 바다가 보이는 해안 도로를 달려 출근을 하는데
그 구간 가운데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높은 파도를 자랑하는 해변이 있어요.
높은 파도 치는 날에는 대한민국 서퍼들이 여기 다 모인답니다. (시드니 본다이해변처럼 파도가 높아요.)

때때로 바다가 화가 났나 싶게 파도가 치는 아침에는
바다가 저 멋진 파도를 나만을 위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느낌에 감동할 때가 많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은 파도가 하나도 일지 않고 잔잔한 바다일 때가 있어요. 참 이상하죠?
우리의 마음도 그런 것 같아요.
어느 날은 죽은 듯이 자고 있다가도
어느 날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의 파도가 생기기도 하지요.

어제는 그 멋지고 높은 파도 위에 비가 내리더라구요.
진짜 멋있어요.
혼자 보기 아까울 정도로요......
너무 멋질 때는 가끔 차를 세우고 내려서 한참 동안 파도를 봅니다.

그런데 사실 그보다 더 멋진 광경은 높은 파도 위에 눈이 내리는 모습이지요.

눈이 내리는 바다에 가 보신 적이 있나요?
눈 내리는 날 바다에 꼭 가보세요.

높은 파도 위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뜬금 없이 작년 겨울 진주시교향악단 송년음악회에서
양준모바리톤이 부른 김효근의 '눈'이 생각 나서
어제 하루 종일 들었어요.
양준모바리톤 음색이 그래요. 높은 파도와 같은 멋짐과 내리는 비와 같은 아름다움, 슬픔, 가슴아픔이 함께 깃들어 있지요.

멋진 뭐만 보면
바리톤양준모 생각나는 못말리는 덕후
이것도 참 병이지 싶습니다.

지금 커피 타임이신 분들

같이 들으실래요?

https://youtu.be/gZnj2Ss2Ho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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