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살찜과 두려움

어릴 때부터 꿈이 있었어요.
눈에 띄게 잘하는 일이 그것뿐이어서 그랬어요.
그래서 대학도 대학원도 그렇게 진학했어요.
그런데 쉽지가 않았어요.
자격증은 없지만 아무나 인정해 주지는 않았어요.

뭐든 알아서 하다 보니 등록금도 진로도 알아서 알아서...
대학원 가서 알바해서 등록금 내느라 제대로 공부를 못 했어요.
또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꼈어요.
살찐 외모에 대한 열등감이 사람들이 나에게 호감이 없다라고
굳어지게 했어요.
공식 모임 외에는 남학우들이 있는 모임에는 가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날 좋아하지 않는다...
귀찮다...로 이어졌어요.

이제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예요.
돈은 계속 벌어야 하는 운명이라서
알바몬스터가 되었어요.

돈을 벌면서 꿈을 해내기에는 제가 부족했나봐요.

직접 대면이 적은 재택 일만 찾았어요.
공장도 갔어요. 소규모.
서비스직에서는 나를 안 뽑을 거 같아요.

그렇다고 할말도 못하고 당하기만 하는 바보까지는 아니예요.
필요하면 면접도 보긴 봐요.
마음속에 만나기 싫다 나가기 싫다가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에요.

회피성 인격장애인지
살찐 외모 때문인지
운전면허가 없어서 직계 가족 외에는
차 타고 가야 하는 찻집이나 놀러 가자고도 못 해요.
남의 차를 가져가자는 말을 먼저 못 해요.
그리고 어떤 일이 결정될 때까지
마음이 쿵쾅거려요.

나를 살쪘다고 할 거 같아 십년 가까이 친구들을 안 만나고 있어요.
내가 더 배려하지 않아 나를 욕할까 봐 불안해요.
우리 가족을 아는 사람이라면 가족까지 욕 먹일까 봐 하고 싶지 않은 배려와 오버를 해요.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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