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집나간 고양이를 찾아주게 된 이야기에요.

앞집에 할아버지가 살고 계세요.
혼자 사셔서 따님이 새끼고양이 한마리를 데려다 놓았는데 성묘가 되었고 문이 잠깐 열린틈에 집을 나가 버렸어요.
목걸이를 하거나 특징이 없었기에 찾기란 쉽지 않았고 저는 강아지를 키우기에 고양이를 예뻐하기는 하지만 별관심이 없어 몇번 봤는데도 딱히 기억나는것도 없었고 할아버지가 사진을 보여주시길래 털의 특징을 조금 기억해둔게 다였어요.
언니랑 강아지 산책시키느라 동네를 매일 돌아다니면서 고양이 이름을 부르면서 다녀도 봤고 비슷한 고양이를 보면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봤는데 도망가는 고양이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새끼때부터 키운 고양이라 사람 손을 싫어하지 않을테니 다니다보면 마주칠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그게 올봄에 있었던 일이었어요.
할아버지는 찾으시다가 주변에서 비슷한 고양이가 죽어있었다는 얘기를 들으시고 포기를 하고 고양이가 쓰던 물건들을 전부 치우셨대요.
저희도 이제 동네에서 멀리 떠났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하고 찾아 주고싶다는 생각을 포기했었죠.
그런데 엊그제 정말 신기하게도 그 고양이를 만났어요.
처음엔 저흴 보고 야옹거리길래 귀엽네하고 보다가 언니가 그 고양이랑 닮은것 같다길래 사람 손을 타는지 보려고 이름을 부르며 다가갔는데 피하지 않고 아는 사람을 만난것처럼 다가오는거에요.
처음엔 사진을 찍어서 할아버지께 보여 드릴 생각이었는데 또 언제 볼지 몰라서 얘가 제 품에 안기면 데리고 가봐야겠다 했는데 거부없이 딱 안기네요.
신기해서 집까지 데리고가서 할아버지께 보여드리니 잃어버린 고양이가 맞다고 좋아 하셨어요.
근데 제 기억에는 좀 통통했었는데 너무 말라서 작아보이길래 아닌것 같기도 하고 좀 찜찜한 느낌이 있어 다음날 다시 또 가봤는데 하는 행동들이 그 고양이가 맞았어요.
할아버지께 다시 여쭤보니 제가 미처 못봤던 털의 특징들이 똑같았고 집에 오자마자 자기가 지냈던 방으로 먼저 들어가더래요.
할아버지랑 침대에서 같이 잤는데 어제도 그렇게 같이 잤다고요.
언제 다쳤는지 귀에 상처가 났다가 아물었던 흔적도 있었대요.
주변에 길고양이들이 많아서 나갔다가 공격을 받고 멀리 도망갔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은 했었는데 이젠 찾기 힘들겠다 포기하던 찰나에 다시 만났다는게 참 신기해요.
장난감과 간식을 사가지고 가서 다신 잃어버리지 않게 문 단속 잘하시고 목걸이도 꼭 걸어주시라고 신신당부하고 왔는데 기분이 묘하게 뿌듯하고 좋아요.
제가 강아지를 키우다보니 반려동물을 잃어버리고 찾는다는 전단지나 얘기를 들으면 제 일처럼 걱정되고 다니면서도 신경쓰고 보는 편인데 그래서 운좋게 찾아주게 된건가 싶어요.
겨울이 오기전에 찾게 되서 너무 다행이고 앞으로 시간될때 가끔 간식 사가지고 가서 놀아주고 와야겠어요.
다시보니 아주 예쁘게 생겼더라구요.ㅎ
강아지랑은 다른 애교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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