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병원이에요

심장이 안좋아서 응급실에 와있어요.
거의 9시간째네요.
연휴 첫날이라 아무것도 해줄게 없대요.
그래도 멋대로 뛰는 심장으로는 불안해서 집에 못가겠어요.
멍하니 순종적으로 지시에 잘 따르고 있어요

이 몸과 내가 분리되었음 좋겠네요
연휴라고 들떠서, 아들 데리고
햇살 받으며 놀러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간만에 사람답게 쉬고 싶었는데..
아이는 제게 일이라도 생길까봐 겁이 나는지
집에서 밥도 거부하고 있대요
상가집에 가느라 고속버스에 막 타시려는
엄마를 다행이 오시라고 했어요
애가 제 전화도 안받네요

이혼녀로 살면서 이런 순간이 올까봐 늘 두려웠어요
보호자 없이, 아이 돌봐줄 사람도 없이
내게 죽음이 들이닥치면 어쩌나
계좌 비밀번호, 내가 든 보험, 내가 받을 퇴직금, 집 대출..
얼마를 남겨줘야 미성년자인 아이가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에게 부탁해야 아이를 나의 반이라도 돌봐주려나
언제 죽어야 아이가 나없이도 살 수 있을까
너무 일찍은 아니었음 좋겠고
그게 이번은 아니었음 좋겠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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