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갑작스러운 시부모님의 방문

시아버님이 오늘 와서 주무시고 가신대요.

오시는 시간이 저 퇴근시간과 거의 같고 내일은 일이 있어 새벽에 나가신다는군요.


남편이 전화받을 때 난처해하는게 느껴지긴 했는데

역시나 효자니까 네네네만 하다 끝났어요.

그리곤 저를 보고 미안하게 웃으며 "당신 큰일났네" 래요.

순간 화가나서 다다다 했는데 그러고 마음이 영 불편해서 글 남겨요ㅠㅠ


시부모님 오실 수 있죠, 주무시고 가실 수도 있구요...

그런데 평일이잖아요.. 내일 저희 부부 출근이고, 애들도 학교가요.

심지어 애들은 시험기간이라 저녁먹고 학원갔다 집에와서 간식먹고 스카갔다 12시쯤 오고 있어요.

남편은 다리 다친지 일주일째라 제가 집안일, 아이들케어 100%하고 있구요.

애들이 시험기간이라 늦게 오니 저도 매일 수면시간이 6시간도 안되고

그냥 피로와 스트레스가 꽉 차 있는 나날이에요.

부부 사이나 사춘기 자녀들과 큰 트러블은 없지만 그냥 제가 좀 지친 상태란 뜻이에요...


그런데 갑작스럽게 평일에 애들 시험기간에 와서 주무신다니 순간 짜증이 났어요.

저역시 부모님이 전화해서 오신다면 거절 못할 거 당연하지만(친정부모님은 한번도 그러신 적 없긴 하지만)

아무말도 못하고 네~ 와서 주무세요 하는 남편이 순간 미워서 다다다...


청소, 저녁식사, 새벽식사, 12시에 아이들 들어오면 쪽잠 잤다 일어나서 밥 차리고 

다시 몇 시간 있다 식구들 아침 챙기고 출근할 생각하니 고운 말, 이쁜 생각이 안들고

당장 화장실 청소, 거실 청소, 주무실 침구 준비, 식사 메뉴 준비 등등 

어제 퇴근하고도 제대로 쉬지도 못했어요.


그러니 남편은 미안해서 처음엔 제 눈치를 보다가

아픈 다리를 끌고 청소를 돕다가

끝내는 부모님이 자주 오시는 것도 아닌데 나보고 어쩌라는 거냐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나중에 당신도 아들한테 똑같이 당해봐라,

당신 부모님 오신다고 할 때 나는 이렇게 안한다...(와서 주무신 적 없지만, 혹시나 오신다해도 잘 할 사람이긴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무척 불편하고 미안한데,

나라도 우리 부모님 오신다고 할 때 신랑이 이러면 서운하긴 할 것 같은데...


그런데도 뭔가 해소되지 않는 응어리가 가슴에 남네요.

남편한테 미안하다고 해야지 하면서도 말이 안나와서 아직 못했어요.

일하면서 틈틈이 저녁메뉴로 전골이랑 연어랑 백숙이랑 이것저것 하려고,

반찬가게, 마트, 과일가게 등등 연락해서 배달시켜놓고,

-> 약오르게도 이 모든게 내 일ㅠㅠ

새벽에 나가실 땐 뭘 드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고,

퇴근하자마자 집에가서 저녁 챙겨야 하고,

아이들 밥 먹여서 학원 보내야 하고,

저녁에 12시쯤에 위험하니까 픽업도 하러 가야하고,

그래서 아직도 좋은 맘이 안들고

하지만 모처럼 오시는데 이런 마음으로 투덜거려서 시부모님이나 남편한테는 미안하고

아주 감정이 복잡하네요...ㅠㅠ


이럴땐 어떻게 하는게 현명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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