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첫 휴가 나온 아들

5월10일(그날을 기억해요 대통 취임식ㅠ.ㅠ) 입대했던 아들녀석이
첫 휴가를 나왔어요 
다행스럽게 수료식이 진행 되었고
마침 비가 주룩주룩 오는데 어머님이 은혜를 부르던 아이들
내 맘과 눈에 눈물이 주룩주룩 흘렀지요
입대할때 코로나 때문에 앞에서 내려주고와서 어찌나 마음이 아프던지
글 올렸더니 우리 쿡 선배님들과 많은분들이 위로해주셨고 
첫 손편지를 받아서 기쁜 마음에 올렸더니 많이들 위로해주고 기뻐해주셨어요

아들은 힘든 곳에 지원해서 말로만 듣던 
강원도 화천쪽 GP(휴전선 감시초소, 남방 한계선 북쪽 비무장 지대에 위치, 비무장 지대 안에 위치)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GOP는 (남방 한계선 남쪽에 위치 남방한계선을 경계하기 위한 경계초소입니다)
그곳은 면회도 안되고 가끔 전화통화만 하면서 지냈어요
그곳 휴가 나오는 방법밖에는 얼굴을 볼수가 없거든요
3개월만의 아들과의 만남 ....
새벽에 화천 버스 정류장에서 만났어요
사물함을 몽땅 비워야 나올수가 있다고 자기만큼(아이가 좀 왜소해요) 큰 가방에
꾸역꾸역 물건들을 구겨넣고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서있는데 
왜이렇게 안스럽고 불쌍하던지....
경례도 씩씩하게 잘하고 땡글땡글 잘 여물어 있었어요
급하던 말투도 조근조근 조리있게 천천히 잘하고...
참새처럼 조잘조잘 대던 녀석이 얼마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요
차에 타자마자 자기를 납치하면 큰일 날 거라고 군사기밀을 너무 잘,많이 알고 있어서 큰일 난다고
휴대폰에 저장해 있던 최신 걸그룹 가요들을 1초만에 듣더니 줄줄줄 외웁니다
얼마나 잘 부르는지...이렇게 노래라도 들으면서 버텨야지 안그러면 힘들다고 하네요

아이가 많이 긍정적으로 변해서 나왔어요(부정적이면 버틸수가 없다고 하네요)
모든게 잘될거야. 괜찮아요. 잘 버틸수 있어요 하고 이야기 해요

집에 와서 잠을 자는데 안스럽고 대견하고 너무 예뻐서 얼굴을 쓰다듬었더니
일병 OOO 하더니 벌떡 일어나서 어색한지 두리번 거리네요
월요일 아침에 나와서 포상휴가까지 12박 13일 나왔어요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친구들도 모두 입대해서 만날 친구가 없어요)
잘먹이고 게임하고 잘자고...그냥 너무 안스럽습니다

상황병이어서 위급상황에 잘 대처하고 외울것도 너무 많다고 머리가 아프데요
간부들이 와서 열심히 한다고 예뻐해주면서 머리 쓰다듬어 준다고 해요

일단 잘 버티고 있고 잘 생활하고 있어서 너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다행스럽게 위아래 분들에게 인정받고 의지 되는 사람이 되어있는듯 보이지만
나름대로 힘들 일이 있겠지요

화천에서 동서울 터미널로 그곳에서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병사들은
하루 꼬박 힘들것 같아서 
경기도에 사는 제가 데리러 갔습니다

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밤에 편하게 잘 자고 있어
너무 고맙다 아들 
이렇게 이야기 해줬어요

우리 82에 군대 보내신, 보내실 부모님들 많으시죠?
너무 걱정마세요 잘 버틸거예요
부모맘이 안타깝고 안스럽긴 하지만 
우리 아들들 생각보다 든든합니다

그럼 행복한 하루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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