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미국식 레몬파이, 애플파이, 복숭아 파이 파는 데 없나요?

찬바람 부니까 두툼하고 달콤한 파이가 생각나네요.

철들무렵부터 울 엄마는 편찮으셨고, 병원신세도 간간이 지셨죠.
아빠의 직장문제나 사업때문에도 스트레스가 많으셨지만, 시댁에서도 힘들게 했지요.

제가 좀 더 나이가 들었거나, 철이 들었으면
성질더러운 가시나네, 소리 듣더라도 엄마를 위해 싸워주었을 텐데 그때는 그러지 못했어요.

사업이 망해서 월세방 전전하면서도
자식 셋 사립대학 다 졸업시켰고
다행이 제 앞가림 잘하고, 친정도 다시 일어섰어요.

그렇지만 엄마의 병은 조금씩 깊어지셨죠.

그때도 이렇게 날씨는 선선해지고
엄마는 병원에 입원하셨어요.
병원밥 질리기도 하고, 외식하는 법도 잘 몰라서 늘 집에서 차려내셨던 엄마라서
그 기회에 맛있는 음식 많이 테이크아웃해드렸지요.
1인분 포장해가서 엄마 드시라고 하고, 저는 건강한 병원밥 먹구요.

그때 입원하셨던 병원 옆에 파이전문점이 있었어요.
타르트같이 얄상한 거 아니고
파이 도우? 속을 많이 채워넣고 직접 구워내는 파이집이었지요.
맛있었어요.

그때 거기서 못먹어본 파이가 없도록, 하나씩 번갈아가며 다 사갔었어요.
아마도 엄마가 오래 못견디실 걸 무의식중에 알았던 것 같아요.

다음해 엄마는 돌아가시고
그 파이집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얼마전에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코로나 이전에 이미 없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파이 좀 찾아서 사먹고 싶어요.
혹시 미국식 후식스타일로, 파이 맛있는 집 아시나요?
서울 경기권까지는 다녀올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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