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나이가 들어가는 느낌, 더 편협하고 까탈스러워 집니다

물론 안그런 분들도 있겠죠

몇년전 80넘은 아버지가 새마을금고에 목돈을 찾으러 가셨어요
새마을금고에서는 백발노인이 큰돈을 인출하니 혹시 보이스피싱에 당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되었던지 꼬치꼬치 물어보고, 아버지 느낌으로는 현금을 안 내어줄려는 듯?? 좀 번거롭게 하셨나봐요 아버지는 본인을 사기에 넘어가는 어리석은 노인네로 보냐며 화를 내시고 소리를 버럭버럭 질러가면서 내돈 내놓으라고 해서 받아가지고 오셨대요 그 얘기를 들었을때는 아버지가 좀 지나치지 않으셨나 했는데 제가 비슷한 경험을 하게되니 좀 이해가 된달까요

며칠전 동네 새마을금고에 가서 통장을 만들었어요 3시50분이었고 전 업무시간이 4시까지니까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통장을 만들어주는 직원의 태도가 저를 좀 마뜩찮아 하는 듯했어요 그제야 업무마감
을 하는 바쁜 시간에 내가 눈치없이 왔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통장을 만들고 인터넷뱅킹까지 신청하니 4시5분정도 되어 금고의 셔터는 내려지고 그 옆의 쪽문으로 나왔어요 다음부터는 업무마감 10분 전에는 가지않는 걸로 해야겠어요

작년인가 도서관에서 대출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을 보니 핸드폰으로 대출카드를 대신하는 거에요 전 항상 대출카드를 들고다녔는데 내가몰랐던 대출 앱이 있나 싶어 직원에게 물어봤어요
젊은 직원이 핸드폰으로 홈페이지 접속하세요 로그인하세요 해서 홈페이지 여는 순간 생각이 나는 거에요
따로 앱이 있는건 아니고 홈페이지 로그인하면 뜨는 모바일 회원증을 이용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알겠다고,고맙다고 하고 뒤돌아서려는데 제가 좀 못 미더워 보였는지 저를 붙자고 여기서 해보세요, 로그인하세요 하는거에요 저를 도와주려는 좋은 의도임을 알고 있는데도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지는 거에요

며칠전에는 일을 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좋아져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뭐랄까 좀 참담한 느낌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나 스스로를 책임지고 독립적으로 살아왔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이제는 타인의 배려에 기대어야 하는건가 이런생각요
도와준 사람들에게 고맙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는 이런일이 더 자주 있을것 같아서 기분이 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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