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마음에 없는 소리.

좀전에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거래됐나고 묻길래 사실대로 대답했거든요


무의식적으로 답하고나서 끊었는데
생각해보니 보니 제가 내놓은 부동산도 아닌데
어찌 내번호를 알았지.. ? 하는 생각에

은근 기분나빠서 다시 전화해서 물었더니
작년에 오래전 제가 전화로 의뢰했었다고 합니다.

근데 기억이 잘 안나요ㅠ
그냥 여러군데 내놓고싶어 내가 그랬을수도 있겠다싶고
잘 기억나지 않길래 그냥 알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어쩌다보니 이런저런 얘기 나누는데
부동산 사장이 앓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저와 얼굴만 알지 한번도 얼굴보고 친근하게 인사하거나
대화나눈적은 없어요)


그런데 제가 한 말은 너무 위로 격려 살가움이었어요

요즘 경기에 정말 힘들겠다 잘버텨라
여기에 초기부터 있었던거 나도 아니까
혹시 누가 물어보면 여기 소개해드리겠다 하고
맞장구 쳐드리고 계속 그랬는데요
근데 사는게 힘들다는 사람 위로해주는 차원이지
저의 모든 말이 다 진심어린 그런 말은 아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왜 그런 쓸데없는 말을 했을까 싶은데
아마도 저의 무의식적인 대화 패턴 같아요

전화중에도 또 전화를 끊으면서도
뭔가 모르게 계속 좀 피곤했어요

끊자마자 아 내가 너무 이 사람 비위를 맞췄다는 느낌이 확 들면서 정신이 났어요
위로 겹려해줘야 할것같아서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한가득 한것이죠


평상시에도 제가 너무 남한테 맞추다보니 그게 힘들었거든요
과잉친절 과잉상냥.
그게 몸에 배었어요
글타고 무슨 의도가 있는것도 아니예요



그냥 어려서부터 무서운 아버지 비위 맞춰야했고
모범생으로 살면서 아버지한테 칭찬받으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던거 같아요
그게 습과되어 무의식에 새겨져
평생을 내 앞에 있는 상대에게 맞췄다는 생각이 듭니다.
힘들어죽을때까지 의사표현 참으며 맞춰주다가
어느순간 죽을거 같이 힘든순간
그 사람과 의 그런 관계를 견디지못하고
그냥 슬슬 피하고 멀리하게 되면서 관계가 끊어지게 되어요
남과의 관계에서 나가 나를 힘들게 하는
그런 관계를 제가만들어왔던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 인간관계가 즐겁지않고 부담일수밖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유도 모른채.. 나는 왜 이러지..
나는 왜 이렇게 맨날 에너지가 없지.. 이랬던거같아요


인생의 중년기에 제가 꽤나 장기간 우울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데요
갑자기 이게 바로 그 범인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쓸데없이 친절 상냥 다정하고
쓸데없이 너무 맞춰주고
그와중에도 겸손해야한다는 어떤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낮추고 낮추고 했어요

먼저 그런 포즈를 취한거죠.


그러다보니
어떤경우엔 분명 내가 갑인데도 을처럼 굴고있고
갑인데도 을한테서 대우못받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이런게 잘난척하는것보다 낫다 싶은 맘이 있었던거 같아요
잘난척하고 이기적 자기중심적이면서
상대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을 경멸했었는데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저란 사람이 이미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었던거같아요

저도 모르게 죽을만치 저렇게 노력하는게 습관이 되다보니
어릴적부터 칭찬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하도 착하다 선하다 상냥하다
너무너무 친절하다 인사성이 정말 밝다
모범적면서도 겸손하다.. 등의 칭찬을 정말 많이 받아서
저의 어느부분이 잘못되었는지를
막상 저 자신은 저의 결정을 딱 찾아내기가 어려웠어요

그런데 살면서 너무너무 기력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너무너무 살고싶지 않은 마음이 들고
이유없이 힘들고 피곤했는데..

어쩐지 오늘 딱 그 범인을 찾은 느낌이예요



내가 왜 이러지?
왜 스스로를 하대하고 낮추면서
가깝지도 않은 사무관계의 사람한테까지도
막 위로 응원해주면서 힘내라고 하고 있고..
어쩌면 그 사람은 내번호를 어디서 알아내서 정보 알아내려고 전화한걸수도 있죠
그게 나쁘다 아니다를 떠나서 아직 모르는 단계에서
확실하지도 않으면서 부동산 사장한테
마치 친한 친구 만난것처럼 너무 친근하고
위로 응원해주고 등등 가볍게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보니 저란사람.
무슨 친절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있는 사람 같아보여요.




그리고.. 아 내가 그동안 내 인생을 이렇게 살아왔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그래서 내가 그토록 기운이 없었구나...

그래서 얼핏 밝은 성격인데도 사람만나는게 그토록 부담되고 피하고 싶었던거구나
이제 오랫동안 못푼 수수께끼가 풀린 기분이예요

누구에거나 언제나 겨속 상냥 친절해야만 하니 제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ㅠ

갑자기 깨달아졌어요



휴 과잉친절하다는 얘긴 오래전부터 종종 들어왔는데
이제사 제가 그러한 저의 면을 포착한거 같아요



네 범인을 잡았구요
이제 이렇게 안살래요ㅠ

이제 그냥 사무적으로 건조하게 대하는 연습을 해보려구요


갑자기 정신이 확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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